한방(韓方)에서는 약효나 식물로서의 가치를 그 맛이 무엇인가를 보아 알 수 있다는 이론 체계를 가지고 있다.
신 것(酸), 쓴 것(苦), 단 것(甘), 매운 것(辛), 짠 것(鹹) 등 다섯 가지 맛 중의 어느 맛이냐를 알면 신 것은 간(肝)을 돕고, 단 것은 비장(脾臟)을, 쓴 것은 심장(心臟)을 돕는다는 등인데, 이런 식의 표현은 얼른 납득이 가기 힘들다.
칼슘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뼈에 좋고, 철분이 많으니까 빈혈(貧血)에 좋고, 비타민-A가 많으므로 눈에 좋다는 등이 오늘날의 과학적인 표현이다.
과연 약(藥)이나 음식물의 가치를 오미(五味)로 따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도 과학적으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엄연한 사실은 동물들이 자기 생명을 유지할 음식물을 선택하고 먹어서는 아니 될 독물(毒物)을 가려내는데 있어서 오로지 맛이나 냄새 등의 오감(五感)에 의해서 거뜬히 살아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각(味覺)은 물질을 가려내는 정밀한 분석 장치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와 같은 분석 결과에 따라 약(藥)이나 음식물을 분류하는 것이 결코 허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음식물의 제일 기본이 되는 쌀과 소금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기재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찹쌀에 대한 표현을 보자.
‘多食久食則令人身軟 猫犬食之 脚屈不能行 緩人筋也’
쌀을 많이 오래 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근육(筋肉)의 힘이 빠지게 하며 고양이나 개에게 먹여도 다리가 구부러져 걷지 못하게 된다.
흰쌀밥만 먹으면 비타민-B가 부족하게 되어 각기(脚氣)가 된다는 사실과 어쩌면 그렇게도 잘 부합되는지 심지어는 동물 실험까지도 한 것을 알 수 있다.
식염(食鹽)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滋五味 五味中惟鹽不可缺 然少服不服爲好 若病嗽及水腫者全禁 西北人少食 多壽而少病 東南人好食 少壽而多病’
소금은 모든 맛을 돋우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음식에 빠질 수 없으나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중국의 서북방 사람들은 소금을 적게 먹어 무병장수(無病長壽)하고 동남방 사람들은 짜게 먹기 때문에 다병단명(多病短命)한 것이다.
오늘날의 최신 의학(醫學)이나 영양학(營養學)이 무색할 진리를 간단한 표현 가운데 갈파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무병장수(無病長壽)하려면 잡곡(雜穀) 혼식(混食)에 싱겁게 먹어야 하며, 고량진미(膏粱珍味)는 다병단명(多病短命)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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