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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칼럼

베개가 높으면 단명(短命), 단면(短眠)한다.

by 예당한의원 202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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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젊은 여성이 침대에서 오른쪽으로 누워서 베개를 베고 이불을 덮은 상태로 자고 있는 것을 찍은 사진
수면

 잠잘 때 베는 베개와 건강(健康)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또 어느 정도 연구가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하여간 베개가 나서 죽을 때까지 한평생 잠자리를 같이하는 반려인 것만은 틀림없다.

 

 여행이라도 가서 베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면서 잠이 잘 들지 않는 것은 많이 경험하였을 것이다.

 

 무슨 근거인지는 몰라도 고침단명(高枕短命 : 베개가 높으면 명()이 짧다.)’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고침단면(高枕短眠 : 베개가 높으면 잠이 깊이 들지 않는다.)’이라는 말도 있다.

 

 또 편안하게 호강하며 즐거운 상태를 고침(高枕)’ 또는 고침사지(高枕肆志)’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오늘날 위생학(衛生學)에서 베개의 높이라든지 탄력성, 굳기 등이 적당치 않으면 자고 난 후 어깨와 목덜미에 근육통(筋肉痛)이 생길 수 있으며 지나치게 고침(高枕)이면 오랜 동안에 자세가 나빠지고 맥박(脈搏)이 증가되며 혈압(血壓)이 올라간다는 것을 발표한 것도 있다.

 

 결국 베개 높이는 어른은 7~10정도가 적당하고 길이도 너무 짧으면 숙면(熟眠)에 방해된다는 것이다.

 

야생에서 채취를 한 메밀을 껍질을 까서 모아둔 것을 흰색 베개포에 가득 담아둔 것을 쓰러뜨려 하얀 바닥 위에 쏟아지게 놓아두고 찍은 사진
메밀껍질

 베갯속으로는 옛날부터 우리의 풍습으로 되어 있는 메밀껍질이 제일 좋다는 것이며 그래서 요즘 메밀껍질이 일본의 수출 품목의 하나로 되어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동의보감에 쓰여져 있는 신침법의 제목과 자세한 내용을 한자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찍은 사진
신침법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신침법(神枕法)이라고 하여 베갯속에 여러 가지 약재(藥材)를 넣은 것이 무병장수(無病長壽)에 좋다는 것을 아주 장황한 문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노쇠하여 죽으려고 하던 노인이 신침법(神枕法)의 비법을 실천하고부터는 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고 하루에 능히 300리 길을 걸을 수 있으면서 180세를 살았다는 꿈같은 이야기를 그와 같이 유례없이 긴 문장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잣나무를 깎아서 만든 베개인 신침을 원형 그대로 회색 바닥 위에 놓아두고 찍은 사진
신침

 잣나무로 속이 빈 상자처럼 베개를 만드는데, 머리가 닿는 윗부분은 잣나무 심목인 빨간 목재를 쓰고 좁쌀 크기만 한 구멍을 무수히 뚫어서 공기가 통하게 한다.

 

 그 속에 양약(良藥) 24종과 수약(壽藥) 8종을 각각 1량씩 넣되, 수약(壽藥)은 밑에 깔고 위에 양약(良藥)을 덮은 다음 베개 전체를 헝겊 주머니에 넣어 사용한다.

 

야생에서 채취를 한 한약재들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건조시킨 것을 잘게 잘라서 약재 부직포에 담아놓고 찍은 사진
신침 약재

 양약(良藥)은 천궁(川芎), 당귀(當歸), 백지(白芷), 신이(辛夷), 두형(杜蘅), 백출(白朮), 고본(藁本), 목란(木蘭), 천초(川椒), 계피(桂皮), 건강(乾薑), 방풍(防風), 인삼(人蔘), 길경(桔梗), 백복령(白茯苓), 형실(荊實), 육종용(肉蓯蓉), 비렴(飛廉), 백실(柏實), 의이인(薏苡仁), 관동화(款冬花), 백미(白薇), 진초(秦椒), 미무(靡蕪)24종이다.

 

 수약(壽藥)은 오두(烏頭), 부자(附子), 여로(藜蘆), 조협(皁莢), 예초(芮草), 반석(礬石), 반하(半夏), 세신(細辛)8종이다.

 

 이와 같은 베개의 효용을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겠지만 하여간 향긋한 약냄새가 풍기는 것만 해도 얼마나 운치 있는 멋이겠는가?

 

 국화꽃 말린 것을 베갯속으로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운치와 정신적 안도감을 잠자리에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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