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을 다녀 보면 일본을 제외하고는 무를 사용한 음식물을 거의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음식의 특색 중의 하나가 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가 없다면 김장, 김치, 깍두기는 생각도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무를 상식(常食)하는 우리 민족인 만큼 오랜 동안의 무 때문에 생긴 체질(體質)의 특색 같은 것도 있을 법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연구가 된 적은 없다.
원래 무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고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통하여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워낙 옛날 일이라 정확히 고증을 할 수가 없다.
고려 때의 이규보(李奎報)라는 학자가 쓴 책 가운데 ‘가포육영(家圃六詠)’이라는 시(詩)에서 여섯 가지 채소를 읊은 가운데 순무(菁)가 나온다.
“담근 장아찌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김치 겨울 내내 반찬 되네. 뿌리는 땅 속에서 자꾸만 커서 서리 맞은 것 칼로 잘라 먹으니 배 같은 맛이지”
무는 채소로써 뿐만 아니라 “下氣 消穀 利五臟 輕身 益氣 補不足 理顔色 止嗽 利小便···” 좋다는 약효가 모두 망라되어 있다.
흔히 가정에서 무는 인삼(人蔘) 대신이 된다고 하는 말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무를 단방(單方)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열 군데나 열거하고 있다.
‘蘿蔔消食 制麵毒 又解大小二麥毒 生嚼嚥之佳 昔有西僧來見食麵者曰 大熱何以食此 又見食蘿蔔曰 賴有此耳 自此食麵必啖蘿蔔’
무를 한자로 라복(蘿蔔), 래복(萊菔), 로복(蘆菔), 청근(菁根) 등으로 쓴다. 무는 음식을 소화(消化)시키며 면(麵)류를 먹고 중독(中毒)된 것을 풀어준다. 또 보리와 밀로 만든 음식을 먹고 체(滯)한 데 날무를 씹어 삼키면 좋다. 옛날에 서역(西域)의 중(僧)이 와서 사람들이 국수를 먹는 것을 보고 어쩌려고 그런 열(熱)이 있는 음식을 먹느냐고 하다가 무도 먹는 것을 보고는 옳거니 무를 믿고 그러는구나 하면서 그 후부터는 면(麵)류를 먹을 때는 반드시 무를 먹도록 하였다.
일본식 메밀국수에 무강즙이 곁들여 나오는 유래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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