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왜 꿀까?
한의서(韓醫書)에 ‘몽록사려(夢綠思慮) 물역혼(物役魂)’이라 하였다.
꿈이란 사려(思慮), 즉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인하여 내 마음이 사물에 끌려가서 생기는 것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꿈이란 무얼 보고 느낀 것을 자료로 하여 잘 시간에도 자지 않고 버릇처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잠은 육체(肉體)와 정신(精神)의 휴식이 되어야 하겠는데, 낮에 생각하고 활동하던 그것이 자는 동안에 괜스레 생각이 나서 그것에 따라가니 꿈을 꾸게 된다.
꿈은 누가 꾸게 하는가?
흔히 우리는 꿈에 무엇무엇, 누구누구를 보았다고 한다.
마치 가만있는데 저절로 꿈에 나타난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사물과 마음의 관계를 말하자면 물건이 내 마음을 부리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물건에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내가 꾸는 것이지 내가 아닌 누구에 의해서 꿈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양산재외(陽散在外)’라는 말도 있다.
양(陽)은 생기, 정신, 마음을 가리킨다.
부채를 가만히 접듯이 하는 게 잠인데, 온갖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고 밖으로, 위로 흩어지니 잘 거두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심하면 불면(不眠)이 될 것이고 덜 심하면 꿈이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고요히 있으면 꿈이 많을 리가 없다.
흔히 꿈이 복잡하다고 말하는 것은 평소 생각이 복잡하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꿈에 능력이 나타나는 것은 왜 인가?
꿈의 나래를 편다는 말처럼 꿈의 능력은 무한하다.
하늘을 날든지, 죽었다 살아나는 등 그야말로 상상력이 극도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한 몸이 잠들어 있기 때문에 몸의 구애를 받지 않고 마음이 최대한 집중을 할 수 있으므로 머리가 굉장히 좋아지는 듯 한 느낌을 흔히 받는다.
꿈에 좋은 악상(樂想)이나 시상(詩想)이 떠오르기도 하고, 골똘히 연구하던 일이 꿈에 실마리가 나타나 극적으로 풀려버리기도 하며, 까마득히 잊고 있던 기억이 꿈에 되살아나기도 하고, 예민한 사람에게는 조만간의 일이 꿈에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내 잠재능력으로 내가 꾼 것이지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꿈이 긍정적 면도 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통해서, 꿈이 정신적 갈등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역시 꿈이 많은 건 생각이 많고 복잡한 것이니 심적으로 불안정하다는 뜻이므로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해야겠다.
적을수록 안정(安靜)이요, 많을수록 양산재외(陽散在外(사려증(思慮症)))이니, 되도록 꿈을 적게 꾸고 사는 게 건강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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