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몸이 쑤시고 아픈 사람이 있다.
목, 어깨, 등, 가슴에 담(痰)이 잘 붙는 사람도 있고, 밤에 쥐가 잘 나는 사람도 있다.
신경을 좀 쓰면 금세 목이 잠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리는 되는데 말이 잘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수시로 열이 잘 달아오르고 목에 뭔가 꽉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사람이 있고, 밤에 무단히 이런 증세가 발동하면 가슴이 메이고 숨이 넘어갈 것 같아 응급실로 급히 달려가는 소동을 피우다가 슬그머니 풀리는 사람도 있고, 열 받으면 아예 잠시 까무러치는 사람도 있다.
이 모두 기가 막혀 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기(氣)란 신경계통(神經系統), 혈액순환(血液循環), 내장(內臟)의 활동 등 모든 생명활동 그 자체를 말한다.
그러므로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말이나 ‘미닫이 문 지도리는 좀 먹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 기운이 잘 유통되는 것이 당연히 건강의 기본이다.
그러므로 너무 운동 부족이 되어도 기운이 활동이 덜 되므로 고인 물이 썩듯이 몸이 아프다.
그런데 대개 보면 우리 감정이 들어서 기운이 한쪽으로 밀쳐지고 오그라들고 흔들리고 뜨고 쿡 부딪치고 한다.
그러면 몸을 잘 흐르던 진액(津液)이 이 기운을 따라 움직이다가 기운이 막히니 그 바람에 변질되게 된다.
이것이 담(痰)이다.
즉 영양이 기운을 못 받아 변질된 비정상적 찌꺼기 물질이다.
이제 이런 담이 조직에 생기게 되면 기운은 더 못 통하게 된다.
그래서 ‘각종 병이 담 때문에 온다.’는 말도 여기서 나온다.
처음에는 칠정(七情)으로 기운만 막힌다.
그 다음에는 반드시 담이 생긴다.
담도 처음에는 조직에 떠다니는 안개 같은 습기이다.
앞에 열거한 증세는 대개 그 정도이다.
그러다가 습기가 점차 식어지고 진해져서 엉기고 썩게 되며 이것이 조직에 모여 고정되면 각종 혹도 생길 수 있으며 관절에는 녹이 슬기도 한다.
신경통(神經痛), 관절염(關節炎), 디스크, 물혹, 근종(筋腫)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걸 녹이는 것 또한 기운이다.
기운이 다시 잘 유통되면, 햇빛에 곰팡이가 마르고, 쿰쿰한 방에 불 때면 습기가 없어지듯이 조직의 담(痰)이 녹고 조직이 다시 살아난다.
그러므로 담(痰)을 치료하는 데 기운 다스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또한 ‘모든 병은 기운에서 난다.’는 말도 있다.
아무쪼록 병과 담을 겁낼 게 아니라,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다.
이는 기운이 곧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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