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증상은 모두 원인과 뜻이 있어 생기는 것이지 저절로 생기는 것은 하나도 없다.
가령 어느 날 새벽에 배가 살살 아프더니 설사(泄瀉)를 했다고 하자.
앞뒤 생각할 것 없이 설사(泄瀉)니까 설사(泄瀉)를 멈추는 약(藥)을 먹으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짧은 소견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설사(泄瀉)라는 증상은 같더라도 원인은 천차만별로 다르다.
원인을 다스리지 않고 말단의 증상만 다스리려고 하는 임시변통(臨時變通)적 치료법을 대증요법(對症療法)이라고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설사(泄瀉)의 종류를 무려 20여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약(藥) 처방도 다르게 나와 있다.
설사(泄瀉)가 생기는 부위(部位), 원인(原因), 증상(症狀)에 따라 “위설(胃泄), 비설(脾泄), 대장설(大腸泄), 소장설(小腸泄), 대하설(大瘕泄), 습설(濕泄), 풍설(風泄), 한설(寒泄), 서설(暑泄), 화설(火泄), 열설(熱泄), 허설(虛泄), 활설(滑泄), 손설(飱泄), 주설(酒泄), 담설(痰泄), 식적설(食積泄), 신설(腎泄), 양설(瀼泄), 폭설(暴泄), 동설(洞泄), 구설(久泄)”등으로 나누고 있으며, 이밖에도 이질(痢疾)은 설사(泄瀉)와 구별하여 열일곱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옛사람도 이렇게 병(病)을 세밀하게 다루었는데 오늘날 과학시대에 산다는 사람이 설사(泄瀉)를 통틀어 하나로 생각하여 주먹구구식으로 약(藥)을 먹는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다.
‘酒泄 : 飮食過傷遂成酒泄 骨立不能食 但飮一二盃 經年不愈’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알코올중독이 되면 주설(酒泄)이 된다. 뼈만 앙상하게 남고 밥을 먹지 못하며 술만 한두 잔씩으로 연명하게 되는데 오래가도 고칠 수 없다.
‘患酒泄 飮酒後特甚 傷酒晨起必泄’
주설(酒泄)은 술 마신 후에 더욱 심해진다. 술로 생긴 설사(泄瀉)는 새벽에 설사(泄瀉)하게 마련이다.
건강만 믿고 폭주(暴酒)를 자랑하는 사람, 특히 알코올 농도가 강한 독주(毒酒)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분들이 창자가 약해져서 새벽에 설사(泄瀉)하는 경우가 많다.
큰일나기 전에 술을 절제하고 위장(胃腸)을 보(補)해주는 약(藥)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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