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현대과학이 발달되기 이전에 개발된 약품이나 치료법이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이냐를 연구한다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면서도 어려운 문제로 되어 있다.
더욱이 여러 가지 약재를 배합하여 만든 복합제가 효능이 있느냐, 만약 효능이 있다면 무슨 성분 때문에 그런가를 밝힌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방법론적으로 무척 힘들다.
가령 감초(甘草)만 하더라도 맛이 달콤하기 때문에 처방에 섞으면 약(藥)의 맛을 마시기 좋게 하여 주는 정도로 생각하기 쉽고, 밀(小麥)은 기껏해야 밀가루 만드는 곡식에 불과하기 때문에 약효가 있으면 무슨 약효가 있을 것이냐 정도로 생각되고, 대추(大棗)도 흔한 과실이며 이것 역시 탕약(湯藥)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하여 배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같이 배합하여 달여서 만든 탕약(湯藥)을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이라고 하는데 그거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여성들이 공연히 슬퍼지고 비관이 되고 불안하며 몸 전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복용하면 신기한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남자에게는 별 작용을 나타내지 않는다.
남자에게도 이 약이 효과를 나타내는 수가 있는데 그런 남자는 아주 여성적인 남자라고 한다.
‘鄕里有一婦人 數欠無故悲泣不止 或謂之 有崇祈穰請禱皆不應予急治甘麥大棗湯服三貼而愈’
어떤 마을에 한 부인이 있었는데 하품을 자주하면서 까닭 없이 슬프게 울기를 그치지 않는다. 귀신(鬼神)이 들린 것 아닌가 하여 기도를 드려 보았지만 효험이 없었다. 내가 급히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으로 치료를 하였더니 불과 세 첩에 나았다.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은 ‘산전산후개가용(産前産後皆可用, 임신(妊娠) 중 또는 출산(出産) 후 아무 때나 복용할 수 있다.)’이라고 하였으니 부작용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처방은 감초(甘草) 5g, 대추(大棗) 6g, 밀(小麥) 20g을 합쳐 물 3컵으로 끓여서 1컵 정도가 되게 하여 한 번에 마시면 된다.
하루 세 번이면 되는데 이렇게 마시기 좋은 약(藥)으로 여성의 히스테리(hysteria)가 치료되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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