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우리나라의 상병(傷病)구조가 점차 변화를 일으켜 옛날부터 전염병(傳染病)에 의한 사망률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감소된 반면 성인병(成人病)이나 교통사고(交通事故) 등이 주요한 사망(死亡)원인이 되어가고 있다.
또 한 가지 인명(人命)에 손상을 주는 원인으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가스중독이다.
지금은 거의 많이 사용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연탄을 난방(煖房)의 재료로 사용하는 집에서 연탄가스가 방에 스며들어 방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가스에 중독(中毒)이 되어 죽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옛사람들은 일산화탄소 가스는 몰랐을지라도 숯냄새나 연기를 맡으면 중독(中毒)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解煙熏 : 居民逃避石室中 賊以煙火熏之 欲死迷悶中 摸索得一束蘿葍 嚼汁下咽而甦 炭煙熏入 頭痛嘔吐 往往致死 生蘿葍搗取汁 飮之則解 無生則蘿葍子水硏取汁服亦解’
가스중독을 푸는 법 : 사람들이 피난을 가서 동굴 속에 숨어 있었는데 도적들이 불을 피워 연기를 뿜어 넣어 중독(中毒)으로 죽게 되었다. 혼미한 가운데 더듬어서 무 한 단을 찾아 그것을 씹어 삼켰더니 소생(甦生)하였다. 사람이 숯불 냄새를 맡으면 두통(頭痛)이 나고 구토(嘔吐)를 하며 왕왕 죽는 수가 많다. 날 무를 찧어서 즙(汁)을 내서 마시면 곧 깨어난다. 날 무가 없을 때는 무씨를 물과 섞어 갈아서 마셔도 효과는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무즙 치료법 또는 김치국 마시는 방법이 가스중독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연구 결과가 있어야 하겠지만 하여튼 비타민-C를 비롯한 여러 가지 비타민, 유기산 등이 가스중독을 푸는 데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선 응급치료로 무즙도 좋지만 고압산소 치료법이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되어 있는 오늘날 김치국 구하러 다니느라고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공방(空房)에는 곧장 들어가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방안에서 불을 피워 울기(鬱氣)를 소산(消散)시킨 후에 들어가야지 사람이 상한다는 글구도 있는 것을 보면 옛사람들의 가스중독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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