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감저(甘藷)’ 혹은 ‘마령서(馬鈴薯)’라는 한자로 표기하고 있다.
‘마령서(馬鈴薯)’란 이름은 말방울을 닮았다는 데서 연유한 것인데 이 얼마나 귀여운 이름인가?
그리고 얼마나 앙증맞게 생긴 식품인가?
물론 감자를 ‘토두(土豆)’ 즉 땅속의 콩이란 뜻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그만큼 영양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프러시아의 프레드릭 대왕도 영양 좋은 감자의 성분과 건강을 지키는 효능을 알고, 전 국민에게 감자 먹기를 권한 적이 있을 정도니 감자의 영양가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럼 감자의 효능을 하나하나 들어보자.
감자는 속쓰림에 좋다.
위산과다(胃酸過多), 위궤양(胃潰瘍) 등에 치료제로 쓰이는 것이 그 때문이다.
감자를 껍질 벗기고 눈을 도려내고 강판에 갈아 컵에 받아두면 밑에 앙금이 가라앉고 위에 발그스름한 물이 뜬다.
그 물은 버리고 앙금만 건져서 하루 한 개 분량의 앙금을 공복에 먹으면 속쓰림에 효과가 있다.
감자는 속쓰림, 메스꺼움, 상복부(上腹部) 불쾌감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설사(泄瀉)에도 그 효능을 발휘한다.
찬 음료나 술을 마셨다 하면 설사(泄瀉)를 하는 경우, 또는 처음 나오는 대변(大便)이 묽거나 흩어질 때도 감자가 좋다.
비만(肥滿)을 예방하고 충치(蟲齒)도 예방하는 것이 또 감자이다.
미국 학자들이 트리스탄 섬의 원주민을 조사한 결과, 감자를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충치(蟲齒)가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충치(蟲齒)란 당분(糖分)에 의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타액(唾液) 속에 산(酸)이 많이 때문에 오는 것이라, 감자를 먹으면 타액(唾液)이 약알카리화되어 충치(蟲齒)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 몸을 산성 체질에서 알칼리성 체질로 개선해 주는 식품이 바로 감자이다.
산성 체질이 되면 화를 잘 낸다, 짜증스러워진다, 부산해진다, 얼굴이 까맣게 되고 피부(皮膚)가 약해져서 긁으면 벌겋게 성낸다, 무척 피곤해진다, 집중력(集中力)이 떨어진다, 알레르기성 경향을 보여 피부(皮膚)나 코, 눈 등을 자꾸 비비거나 비염(鼻炎), 결막염(結膜炎) 등을 잘 일으킨다, 또는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린다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 감자를 먹으면 신경(神經)이 안정되고, 부산스러운 것이 풀어져 차분해지고, 피부저항력(皮膚抵抗力)이 커져서 감기에 잘 걸리지 않게 되며, 피로(疲勞)가 풀리고, 또 집중력(集中力)이 늘며, 알레르기성 경향도 개선되어 알레르기성 비염(鼻炎)의 근본적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또 감자에는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 비타민-C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어떻게 요리하든 상관이 없다.
비타민-C에는 해독(解毒)작용, 세포조직(細胞組織)의 재생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피부(皮膚)의 정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의 해독(解毒) 등에 효과가 있고, 또 부산피질 호르몬의 생산을 촉진해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항염증작용과 칼륨대사에도 작용을 한다.
그래서 알레르기성 체질을 개선하는데 큰 몫을 하며, 항스트레스 및 항염증작용을 기대해도 좋은 식품이 바로 감자이다.
앞서 감자가 칼륨대사에도 작용한다고 했는데, 칼륨이란 세포의 여러 가지 생리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당대사(糖代謝)나 근수축(筋收縮)에도 꼭 필요한 성분으로 개, 쥐 등에게 칼륨을 전해주지 않으면 성장(成長)이 멈추고 사지마비(四肢麻痺) 등을 일으켜 결국에는 죽는다고 한다.
칼륨은 또 체내 여분의 나트륨을 배출시키기도 하여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감자가 필수다.
또 고혈압(高血壓)이나 동맥경화(動脈硬化) 또는 중풍(中風) 등에 위험한 중노년층에게도 여분의 나트륨을 배출시켜 주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칼륨은 뇌세포(腦細胞)를 자극, 산소호흡(酸素呼吸)이 왕성하도록 돕기도 하고,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葡萄糖)의 분배를 촉진시켜줄 뿐 아니라 산성으로 기울기 쉬운 알레르기성 체질의 체액(體液)을 균형 있게 잡아주는 역할까지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칼륨의 대사에 감자가 큰 몫을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감자에는 쌀의 16배나 되는 칼륨이 함유되어 있다.
이것뿐이 아니다.
감자에는 칼륨뿐만 아니라 칼슘도 듬뿍 들어있다.
칼슘이 부족하면 신경과민(神經過敏)이 되어 정서(情緖)가 불안정해지고 흥분하기 쉬워지는데, 감자를 먹으면 이 성분이 충분히 공급되어 신경(神經)의 전달기능을 촉진시키고, 신경(神經)의 흥분을 억제해 정서불안(情緖不安)을 해소하기도 한다.
감자에는 또 판토텐산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은 부신(副腎)에 비타민-C를 축적시키는 작용을 하며, 점막(粘膜)의 회복을 빠르게 하고 감염증(感染症)에 대한 저항력(抵抗力)을 갖게 한다.
또 감자에는 뇌(腦)의 작용을 정상적으로 지켜주는 비타민-B1도 풍부해서 불안(不安), 초조(焦燥) 등을 없애는 데 한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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