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은 삼복더위에 ‘복놀이’라는 것을 즐겼다.
심산계곡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놀던 것이 ‘탁족(濯足)’이라는 복놀이요, 불볕더위 속에 술잔을 돌려가며 통쾌하게 취하던 것이 ‘회음(會飮)’이라는 복놀이요, 더위 물리친다는 뜻으로 고깃국을 끓여 먹던 것이 ‘복달임’이라는 복놀이였다.
복달임이라는 복놀이에 주로 쓰이던 고기는 역시 개고기였다.
물론 복달임으로 닭죽이나 삼계탕도 만들어 먹었으며 여기에 인삼(人蔘)도 넣고 요리했다.
인삼(人蔘)만 끓여서 차(茶)로 마셔도 복더위를 이겨내는 데 좋지만, 더위로 입이 바짝 마르고 지칠 대로 지쳐 있으며 땀을 엄청나게 흘릴 때는 인삼(人蔘)을 넣은 ‘생맥산(生脈散)’을 끓여 마신다.
인삼(人蔘)과 오미자(五味子) 각 6g과 맥문동(麥門冬) 8g으로 구성되는 이 처방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오는 여름철 보약이자 약용 음료이다.
또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여름철 보약으로 ‘제호탕(醍醐湯)’이라는 처방도 나와 있는데, 오매(烏梅) 400g, 사인(砂仁) 16g, 백단향(白檀香) 32g, 초과(草果) 12g을 곱게 가루 내어 꿀 18ℓ에 버무린 후 끓였다가 조금씩 냉수에 타서 마시는 것이다.
이중에서 특히 껍질 벗긴 매실(梅實)을 짚불 연기에 그을려 말린 오매(烏梅)는 피로(疲勞)와 갈증(渴症)을 풀어주고 소화(消化)를 촉진하며 식욕(食慾)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매실(梅實) 한 가지만 차(茶)처럼 만들어 수시로 복용해도 좋다.
복날에는 미역초무침도 좋다.
이름 그대로 미역을 식초로 무친 음식이다.
이것은 더위에 지친 나머지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 입맛이 없을 때 더욱 좋다.
옛 음식 중 미역국에 닭고기를 뜯어 넣고 국수로 말아 먹던 음식을 ‘복쌈’이라고 했듯이 미역은 여름철 식품으로 그만이다.
복쌈을 복더위에 먹었듯이 콩으로 만든 죽인 ‘복죽’도 복날에 먹었다.
그만큼 콩도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데 좋으므로 시원한 콩국수도 만들어 먹어 보자.
끝으로 복날에 사과절임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사과절임은 껍질째 썬 사과를 10분쯤 소금물에 담갔다가 현미식초, 백포도주, 물, 설탕, 소금 약간을 넣고 끓여 농축한 액즙과 함께 용기에 넣어 만든다.
이것은 2~3일이 지나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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