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말엽 실학(實學)사상의 영향으로 태동되어 1894년 동무 이제마(李濟馬) 선생님에 의해 창안된 것이 ‘사상의학(四象醫學)’이다.
사상의학은 종래의 견해에 비하여 현실적인 측면에서 독특한 ‘사상구조론(四象構造論)’을 바탕으로 태양인(太陽人), 소양인(少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음인(少陰人)이라는 네 가지 체질별을 설정하고, 각 체질별에 대한 생리(生理), 병리(病理), 진단(診斷), 변증(辨證), 치료(治療)와 약물(藥物)에 이르기까지 서로 연계를 갖고서 임상에 응용할 수 있다는 원리로 의학적 방향성을 제시한 우수한 학문이다.
1. 품수의학(稟受醫學)적인 면
품수(稟受)라 함은 체질은 선천적으로 결정되므로 부모와 조상의 특징과 생김새, 성품 등에서부터 질병의 경향에 이르기까지 전하여 받는다는 것이다.
이미 밝혀진 이러한 점과 연관되는 내용으로 사람마다 혈액형(血液型)이 부모와 자식간에 일정한 규율에 따라 전해져 내려감을 알 수 있고, 부모가 혈압(血壓)이 높거나 중풍(中風)을 앓는 사람들은 자식도 그러한 경우가 많고, 소화기능(消化機能)이 약한 부모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그 발병빈도가 높으며 색맹(色盲)이나 혈우병(血友病) 또는 정신질환(精神疾患)에 있어서 자손에게 그 영향이 전해지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음이 밝혀진 것을 볼 때 이러한 품수(稟受)에 대한 내용은 의학에 충분히 참고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 심신의학(心身醫學)적 특징
이제까지의 의학은 사람이 가진 눈이나 감각기관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 질병을 치료대상으로 진료와 치료를 하는 형태이고, 정신과(精神科) 등에서는 단지 정신적인 면만을 치료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몸으로만 구성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같이 있어야만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사상의학은 사람이 마음이 없고 몸만 있다면 다른 무생물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기초로, 병의 치료에 있어서도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은 육체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동등한 비중으로 우리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까닭에 병을 유발시키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작용을 하고, 체질 형성에 있어서도 깊게 관여되어 있으므로 이를 중요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병(病)의 유발을 볼 때 그 과정에서 심(心)적인 면이 중요하게 작용을 하며 체질형성에서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며, 이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서양의학에 있어서도 20C에 이르러 이와 유사한 이론이 태동되어 근래 각광을 받고 있으나 이러한 사고를 전혀 접할 수 없었던 19C말에 이와 같은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것도 몸과 마음이 동일한 비중을 지니면서 서로 가역적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은, 이제마의 혜지(慧智)가 참으로 뛰어난 점이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3. 체질의학(體質醫學)적인 면
이는 주로 치료면에 있어서 체질에 따라 그 특징이 차이가 있으므로 그 체질적 차이를 감안하여 동일한 병이라 하여도 치료방법을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체성을 중요시한 것이다.
임상에서 많은 의사들이 실제 경험하는 어려운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치료의 방법에서도, 일반적인 치료형태에서는 같은 질병에 있어서 기본적인 차이가 있는 특징으로 진료와 치료가 이루어짐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겠으나 거의 같은 처방이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체질적 차이를 중심으로 처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병을 가지고 같은 병원에서 사람이 죽고 사는 근본적인 문제일 수가 있다.
알레르기나 사람에 따라 받는 음식과 받지 않는 음식이 있듯이 약에 있어서도 개별적인 처방이 있어야 됨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약 뿐만 아니라 음식물에 있어서도 일상생활에서 일반인들이 경험한 예들이 있을 것이다.
이제마는 바로 이러한 점이 체질이 다른데서 유래되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상의 세가지 특징 이외에도 인체구조에 대한 파악방법, 체질(體質)에 따른 생리(生理)와 병리(病理)의 차이, 약물선택에 대한 구분 등 이제까지의 의학방법론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면을 사상의학(四象醫學)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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