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용(蔘茸)이라고 하면 인삼(人蔘)과 녹용(鹿茸)의 뜻이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는 강장제(强壯劑)를 대표시킨 표현도 된다.
으레 건재약국 간판에는 인삼(人蔘)과 녹용(鹿茸)이 그려 있게 마련인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근래 인삼(人蔘)의 성분이나 약리작용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가 많이 진척되어 심심치 않게 뉴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녹용(鹿茸)에 대해서는 밀수, 탈세의 범죄 보도뿐이지 통 과학적인 언급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녹용(鹿茸)의 약리작용이나 성분에 대해서 문의해 오는 사람이 많지만 아직도 시원한 답변을 할 만한 과학적 자료가 없는 것이 유감이다.

요즘은 주로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세종대왕(世宗大王)의 세종지리지(世宗地理志)에 수록된 약재 생산지를 보면 녹용(鹿茸)이 함경도(咸鏡道), 평안도(平安道)를 비롯하여 충청도(忠淸道), 경상도(慶尙道), 전라도(全羅道)의 여러 곳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특히 전라도(全羅道)는 산지가 더 많아 부안, 나주, 해진, 영광, 무장, 함평, 남평, 무안, 임실, 광양, 장흥, 낙안, 순천, 고흥, 동북, 제주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런 문헌을 기초 삼아 녹용(鹿茸)의 국산화 문제를 좀 더 연구해 볼 만하지 않을까?

녹용(鹿茸)은 녹각(鹿角)과 달라서 미처 각질화(角質化)되지 않아 유연한 것이며 솜털이 돋은 가자(茄子) 또는 버섯 모양이기도 하여 대각(袋角)이라고도 한다.
또한 돋아나는 새순 같다고 하여 용(茸)자에는 초두(草頭)가 붙어 있다.
대개 여름 하지(夏至) 때에 묵은 녹각(鹿角)이 탈락되고 그 자리에 새로 돋아나오는 것을 적당한 시기에 잘라내어 그늘에서 말린 것이다.

녹용(鹿茸)을 썬 것을 보면 맨 첨단 부위는 마치 양초처럼 희고 연한데 이것을 납편(蠟片 : 最上帶))이라고 하여 제일 귀하게 치고, 그 다음 부분은 혈맥(血脈)이 통해 있어 혈편(血片 : 上中帶)이고, 또 다음 층은 벌집처럼 구멍이 뚫려 있고 빛도 검은 자주색인데 풍편(風片 : 中帶)이라 하며, 직접 잘라낸 밑 부분은 골편(骨片 : 下帶)이라고 하여 제일 좋지 않은 부분이다.
‘療虛勞 羸瘦 四肢腰背痠痛 補男子腎虛冷 脚膝無力 夜夢鬼交泄精 女人崩中漏血及 赤白帶下 能安胎’
허약(虛弱)하고 마르고, 사지(四肢), 허리 등이 쑤시는 것을 고치며, 남자의 정력(精力)이 약하고 다리, 무릎에 힘이 없고, 밤에는 몽정(夢精)을 하며, 여자는 하혈(下血)과 적백대하증(赤白帶下症)이 있는 것을 보(補)하면, 뱃속의 태아(胎兒)를 편안하게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녹용(鹿茸) 약효 기재를 읽어보면, 경신(輕身), 연년(延年), 불로(不老), 명목(明目), 흑발(黑髮) 등을 내세우고 있는 일반적 보약(補藥)에 비하여 다분히 강정(强精)과 성적허약보강(性的虛弱補强)의 뜻이 강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인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도 상품약(上品藥)이 아니고 중품약(中品藥) 범주에 넣고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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