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초화(百草花)라는 것이 있다.
“백병(百病)을 다스리고 장생신선(長生神仙)이 된다. 백종초화(百種草花)를 따서 그늘에서 말려 찧어 가루로 만들어 술과 더불어 마시든지 꽃 끓인 물로 술을 담가 마신다.”
로맨틱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큰 약효가 있을 성싶지 않은 것은 백종초화(百種草花)라는 것이 막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건약(保健藥)을 생활 주변의 화초(花草)나 산채(山菜) 같은 데서 구한다고 하는 것은 오늘날 같은 화학물질 공해가 범람하는 시대에 자연(自然)과 더불어 생(生)을 즐기면서 건강(健康)을 찾는 방법이라 할 수 있고, 오늘날 점점 식용 야초(野草)나 산채(山菜)에 대한 관심이 적어가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런 뜻에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양생보약(養生補藥)에 나와 있는 ‘감국화(甘菊花)’, ‘국화주(菊花酒)’ 등은 오늘의 생활 가운데서도 지니고 싶은 지혜라 할 수 있다.

감국(甘菊)은 우리나라 산야(山野)에 자생하는 들국화 종류이며, “몸을 가볍게 하고 늙지 않아 장수(長壽)하게 하는데, 새싹, 잎, 꽃, 뿌리 모두 약용(藥用)이 되며, 응달에서 말려 가루로 만들어 술과 같이 먹든지 또는 꿀에 환(丸)으로 개어 만들어 오래 계속해서 먹는다. 국화주(菊花酒)는 감국화(甘菊花), 생지황(生地黃), 지골피(地骨皮)를 물에 끓여 낸 물에 찹쌀을 넣고 끓인 다음 누룩을 넣어 양조하는데 국화(菊花)는 흰색이 더욱 좋다.”라고 되어 있다.
요즘 식으로 간단히 국화주(菊花酒)를 만들려면 소주 1.8ℓ에 말린 감국화(甘菊花) 200g을 넣고 설탕 또는 꿀을 150g 정도 섞어 3~4주간 두어 두면 마실 수 있게 되며 오래 저장할수록 좋아지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술뿐만 아니라 꽃을 차(茶)로 달여 마셔도 좋다.
원래 국화꽃은 운치 있는 존재로서 도연명(陶淵明)의 ‘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이라는 시(詩)는 너무나 유명하며, 소동파(蘇東坡)의 글에도 “봄에는 싹을 먹고, 여름에는 잎을, 가을에는 화실(花實)을, 겨울에는 뿌리는 먹는 도다.”라고 하여 철저히 국화(菊花)를 애용한 것이 나타나 있다.
국화꽃이나 잎의 성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정유(精油) 성분이 밝혀지고 해열(解熱)작용 및 모세혈관(毛細血管) 저항성(抵抗性) 증강(增强)작용 등이 보고되고 있다.
과연 국화(菊花)가 어느 정도의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약(藥)인지는 규명되어 있지 않다 치더라도 “위장(胃腸)을 튼튼하게 하고 사지(四肢)의 혈액순환(血液循環)을 좋게 하며 풍(風)에 의한 현기증(眩氣症)이나 두통(頭痛)을 고친다.”고 한 것으로 보아 적어도 건위강장제(健胃强壯劑) 정도가 되는 것은 틀림없는 것이기 때문에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때부터 이미 상약(上藥)으로서 높은 자리를 차지해 온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약용(藥用)이 되는 국화(菊花)는 쓴맛이 나는 것이 아니어야 하기 때문에 감국화(甘菊花)라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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