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가족(家族)들의 건강(健康)을 위하여 정성들여 손수 만든 약(藥)을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흐뭇한 풍습이 있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정초에 1년 내내 건강(健康)하라고 초백주(椒柏酒)니 도소주(屠蘇酒)를 만들어 나누어 마셨고, 단오(端午) 때는 여름 더위를 이기라고 제호탕(醍醐湯), 과하주(過夏酒), 옥추단(玉樞丹) 등을 만들었고, 창포(菖蒲)를 삶은 물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양성연년약이(養性延年藥餌)”라고 하여 보약(補藥)으로 복용할 수 있는 좋은 처방(處方)과 단방약(單方藥)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맨 처음이 경옥고(瓊玉膏)이다.
웬만한 가정치고 아이들이나 남편의 건강(健康)을 위하여 경옥고(瓊玉膏) 1~2제 써보지 않은 집이 없을 것이다.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정성껏 경옥고(瓊玉膏)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하여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瓊玉膏 : 塡精 補髓 調眞 養性 返老 還童 補百損 除百病 萬神俱足 五臟盈溢 髮白復黑 齒落更生 行如奔馬 日進數服 終日不飢渴 功効不可盡述’
경옥고(瓊玉膏)는 정력(精力)을 보충하며 골수(骨髓)를 보해 주고 신체기능을 조절하며 원기(元氣)를 돕고 회춘(回春)하여 젊음을 되찾게 하고 모든 허손(虛損)을 보해주며 백 가지 병(病)을 없애고 만 가지 신경(神經)이 모두 충족하며 오장(五臟)의 기운이 넘쳐흐르고 백발(白髮)이 다시 검어지며 이 빠진 것이 새로 나고 달리는 말처럼 씩씩할 수 있으며 하루에 몇 차례 복용하면 종일토록 속이 든든하다는 등 그 약효를 다 쓸 수가 없다.
요즘도 여러 제약회사에서 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의 효능을 표시한 것을 보면, “양기부족(陽氣不足), 정력감퇴(精力減退), 식욕감퇴(食慾減退), 병후쇠약(病後衰弱), 월경불순(月經不順), 폐결핵(肺結核), 혈기부족(血氣不足), 신경쇠약(神經衰弱), 월경통(月經痛), 갱년기장애(更年期障碍), 냉증(冷症), 소화불량(消化不良)” 등으로 되어 있어 좋다는 효과는 모두 망라되어 있는 셈이다.
성분은 인삼(人蔘)이 주이고 이에 생지황(生地黃), 백복령(白茯苓)과 꿀이 들어 있는 간단한 처방이다.
가정용으로 사용할 보약(補藥)을 집에서 정성껏 만든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즐거운 일이다.
이 처방은 한 번에 만드는 분량이 많으므로 비례적으로 줄여서 만드는 것이 좋다.
‘生地黃十六斤 掲絞取汁 人蔘細末二十四兩 白茯苓細末四十八兩 白蜜煉去滓十斤 右和勻入磁缸內 以油紙五重 厚布一重 緊封 缸口置銅鍋內水中懸胎 令缸口出水上 以桑柴火煑三晝夜 如鍋內水減 則用煖水添之 日滿取出 再用蠟紙 緊封缸口納井中浸一晝夜 取出再入舊湯內煑一晝夜 以出水氣’
생지황(生地黃) 16근(9,600g)을 절구에 찧어서 즙을 낸 것, 인삼(人蔘)을 곱게 가루로 만든 것 24량(900g), 백복령(白茯苓)을 곱게 가루로 만든 것 48량(1,800g), 꿀 정제한 것 10근(6,000g)을 섞어서 사기 항아리에 넣고 유지(油紙)로 다섯 겹, 그 위를 헝겊으로 한 겹, 주둥이를 긴밀하게 싸맨 다음 구리로 만든 냄비에 넣어 주둥이는 물 밖에 나오도록 한 다음 뽕나무 가지로 불을 때어 중탕(重湯)으로 3일 동안 끓인다.(구리 냄비 대신 요즘의 양은냄비를 쓸 수 있고 뽕나무 불은 약한 불이다는 뜻이다.) 냄비의 물이 줄어들면 그때그때 더운 물을 보충하여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다 끓였으면 냄비에서 꺼내어 항아리 주둥이를 꼭 봉한 채 우물물속에 1일 동안 담가 냉각시킨 후 다시 냄비에 담아 1일간 끓인 후 물속에서 끄집어내면 된다.(우물물 대신 그냥 냉수(冷水)에 담가 두어도 된다.)
‘每取一二匙 溫酒調服 不飮酒 白湯下日進二三服 如遇夏熱置 陰凉處或藏氷中’
복용할 때는 매번 한두 숟가락씩 떠내어 따뜻한 약주(藥酒)와 함께 먹든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면 끓는 물로 하루 2~3회 복용하면 된다. 여름철 더울 때는 서늘한 그늘진 곳이나 냉장고에 저장하여야 한다.
성분으로 보아 별반 부작용도 없고 강장제(强壯劑)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오래 계속해서 복용하여 체질(體質)을 튼튼하게 되었다는 경험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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