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의학서적을 현대 과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어떻게 그런 대담한 결론을 근거도 없이 그렇게 내릴 수 있느냐 하는 대목이 적지 않다.
가령 왜 여자는 남자처럼 입술 위에 수염이 나지 않느냐, 왜 늙으면 머리가 희어지느냐 할 때, 요즘 과학이라면 호르몬 때문이라느니 모발 속에 기포가 들어가면 머리가 희어진다는 식으로 설명할 것이다.
그런 설명을 듣고 또 다시 왜 기포가 생기느냐, 왜 여성호르몬은 다른 털은 다 나게 하면서도 수염만 못 나게 하느냐 하고, 질문하면 대답이 막히게 된다.
그런데 옛 의학서적을 읽으면 그런 이치가 훤하게 원리 원칙적으로 알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 한편 상쾌하기도 하다.
비록 가설일지라도 그와 같이 일관된 이론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오늘날의 과학자를 놀라게 한다.
‘髮眉鬚髥髭各異 : 在頭曰髮 髮者拔也 拔擢而出也 在目曰眉 眉者媚也 有娥媚也 頣下曰鬚 鬚者秀也 物成乃秀 人成而鬚生也 在頰曰髥 隨口動搖髥髥然也 口上曰髭 髭者姿也 爲姿容之美也’
머리털, 눈썹, 수염 모두 이름이 다르다. : 머리에 나는 털을 발(髮)이라고 하는데, 발(髮)은 발(拔)과 통하니 머리털이 돋아 솟아남을 형용한 것이며, 눈에 있는 털을 미(眉)라고 하는데, 미(眉)는 미(媚)로서 예쁘다는 뜻이며, 아름다운 눈썹을 아미(娥眉)라고 한다. 턱 밑에 나는 털은 수(鬚)인데, 수(秀)와 통하니 만물이 자라면 깨끗한 모습이 되는데 사람도 성인(成人)이 되면 수(鬚)가 생기는 것이다. 뺨에 나는 털을 염(髥)이라고 하는 것은 입을 움직일 때 뺨에 난 털이 흔들리는 모습을 형용하는데서 생긴 말이다. 입술 위에 난 털을 자(髭)라고 하며 자(髭)는 자(姿)이며, 자(姿)는 맵시의 뜻이며 얼굴 모양이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얼굴에 나는 털 하나도 허술히 하지 않고 모두 구별하여 글자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오늘날보다도 더 관찰력과 조직적인 분류가 뛰어났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도 있다.
'한방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반(朝飯)으로 죽(粥)을 먹으면 정신(精神)이 맑아진다. - 백죽(白粥) (4) | 2025.05.19 |
---|---|
모발(毛髮)은 혈액(血液)의 영양 상태를 나타낸다. - 髮者血之餘 (4) | 2025.05.18 |
여자의 질투심(嫉妬心), 남자의 의처증(疑妻症)은 없앨 수 있다. - 去妬方 (4) | 2025.05.15 |
절제(節制)를 지키는 것이 건강법의 왕도 - 妊娠禁忌 (4) | 2025.05.14 |
임신중절(姙娠中絶)은 가족계획이 아니다. - 妊娠將理法 (2) | 2025.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