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泄瀉)라고 다 같은 설사(泄瀉)일까?
여기 환자 세 사람이 있다.
A-환자는 식욕(食慾)이 없고 밥만 먹으면 설사(泄瀉)를 할 것 같고, 가슴이 답답하며 팔다리에 힘이 없다고 한다.
B-환자는 새벽마다 물 같은 설사(泄瀉)를 하며 속이 더부룩하고 복통(腹痛)이 가볍게 오면서 많이 먹지도 못한다.
C-환자는 배가 뒤틀리듯 아프다가도 설사(泄瀉)만 하면 조금씩 복통(腹痛)이 약해진다고 한다.
다 같이 설사(泄瀉) 환자이면서도 증상이 다 다르다.
설사(泄瀉)라고 다 같은 설사(泄瀉)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A-환자는 비장(脾臟)이 허약해서 온 것이고, B-환자는 열에너지원이 부족해서 온 것이고, C-환자는 간(肝) 기능이 병적으로 항진되어서 지나치게 비장(脾臟) 기능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치료 방법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A-환자의 경우는 비장(脾臟)이 허해서 온 것이므로 비위장(脾胃腸) 소화기(消化器) 기능을 강화해주고, 위장관(胃腸管)내에 고여 있는 잉여수분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삽주뿌리는 건재 약국에서 백출(白朮)이라는 약명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 이것을 깨끗이 씻어 말려 보관해 두었다가 12~20g씩 물 2컵 반 정도에 넣고 끓여 반으로 줄면 하루 동안 수시로 나누어 마셔도 좋고, 혹은 가루로 만들어 1일 4g씩, 1일 3회 온수에 타서 복용해도 좋다.
B-환자의 경우는 열에너지원이 부족해서 온 것이므로 이를 강화시키는 방법을 써야 한다.
열 에너지원을 한의학(韓醫學)에서는 ‘명문화(命門火)’라고도 부른다.
명문(命門)이란 생명의 관문이라는 뜻으로 이곳에 저장되어 있는 열(熱)을 명문화(命門火)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곳의 열에너지는 단순한 열에너지가 아니라 생명을 좌우하는 가장 원초적인 열에너지라 해서 열에너지원이라 한다.
그런데 이 열에너지가 모자라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중 하나로 비장(脾臟) 기능도 약해진다.
마치 솥에 쌀과 물을 붓고 불을 지필 때 불꽃이 약하면 솥 속의 쌀이 설익거나 그냥 생쌀로 남게 되는 것처럼 불꽃에 비유되는 열에너지가 모자라게 되면 솥에 비유되는 비장(脾臟)에 이상이 생겨 설익은 설사(泄瀉), 또는 물 같은 설사(泄瀉)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원래 부자(附子)라는 약재를 써야 하지만 가정에서 손쉽게 쓸 수 없는 강력한 독성이 있기 때문에 그 대신 파고지(破古紙)라는 약재를 구해 쓰면 된다.
파고지(破古紙)는 열 에너지원을 강화하는데 좋다.
파고지(破古紙) 8g씩을 물 2컵 반 정도에 넣고 끓여 반으로 줄면 하루 동안 나누어 마시면 된다.
이때 오미자(五味子)를 함께 배합하면 더욱 좋다.
또 마를 갈아 먹거나 연꽃씨의 껍질을 벗기고 심을 뺀 후 쌀과 함께 물에 불렸다가 믹서에 갈아 죽을 쑤어 먹어도 좋다.
C-환자의 경우는 간(肝) 기능이 병적으로 항진되어 지나치게 비장(脾臟) 기능을 억제해서 온 것이므로 간(肝) 기능을 정상으로 조절하고 잘 소통되게 하면서 비장(脾臟) 기능을 북돋우는 방법을 쓰면 된다.
이것을 한의학(韓醫學)에서는 ‘간기횡역(肝氣橫逆)’이라 하는데 이럴 때는 설사(泄瀉)도 하지만 설사(泄瀉)를 안하더라도 변(便)이 묽거나 가늘고 끊어지며 대변(大便)을 보면서 가스를 많이 배출하기도 한다.
육두구(肉豆蔲)라는 약재를 2g씩 여과망 찻잔에 붓고 뜨거운 물을 부어 5분경과 후 우러난 물을 하루에 2~3회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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