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군(聖君) 세종대왕(世宗大王)은 갖가지 병마에 시달렸다고 ‘세종장헌대왕실록(世宗莊憲大王實錄)’에 기록되어 있다.
곁에 앉은 사람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만성적인 안질(眼疾)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옆구리에 난 종창(腫瘡), 풍질(風疾) 때문에 같은 자리에 오래 앉아있지를 못했다고 하며, 각기(脚氣)가 심하여 보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고, 소갈증(消渴症)까지 심했다고 한다.
이토록 심한 병고에 시달리자 왕실과 조정은 세종대왕(世宗大王)의 환후를 염려하여 흑염소를 달여서 드실 것을 지성으로 청하였으나, 세종대왕(世宗大王)은 흑염소가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귀한 짐승이라 약으로 써서 멸종케 할 수 없다면서 완곡히 사양하였다고 한다.
명군(名君) 세종대왕(世宗大王).
그러나 개인적으로 질병으로 오랫동안 시달렸다고 하는데 그 대표적인 질병이 소갈증(消渴症)이였다.
소갈증(消渴症)이란 요즘 말로는 당뇨병(糖尿病)이다.
당뇨병(糖尿病)의 3대 증상은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이다.
즉, 갈증(渴症)이 나서 물을 자꾸 마시고, 헛헛증이 나서 식사를 자꾸 하며, 소변(小便)이 잦아진다.
소갈증(消渴症), 즉 당뇨병(糖尿病)의 3대 합병증은 신장(腎臟)병변과 눈(眼)병변, 신경(神經)병변이다.
그래서 세종대왕도 곁에 앉은 사람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의 만성 안질(眼疾)을 비롯해서 종창(腫瘡), 풍질(風疾), 각기(脚氣) 같은 병증으로 시달렸던 것이다.
소갈증(消渴症)은 춘추전국시대에 쓰인 의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처음 기록되었고, 당뇨병(糖尿病)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처음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된 질병이다.
당뇨병(糖尿病)이 ‘소변(小便)이 달콤한 병’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병명이라면, 소갈증(消渴症)은 ‘소모성(消耗性) 병으로 갈증(渴症)이 심한 병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소갈증(消渴症)의 ‘소(消)’란 소모(消耗)를 뜻한다.
위장(胃腸), 대장(大腸)의 열성 변화로 소화액(消化液)이나 소화기(消化器), 내분비계(內分泌係)에 이상이 초래되어 체중이 소모되어 야위게 되고, 음식물이 소모되어 지나치게 소화(消化)가 촉진되므로 기아감(飢餓感)이 생기며, 잦은 소변(小便)으로 체내의 수분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소갈증(消渴症)의 ‘갈(渴)’이란 체내의 수분이 감소되어 이를 보충하려는 데에서 온 증상이고, 체액(體液) 감소는 잦은 소변(小便)에도 원인이 있지만 체내에 축적된 열(熱), 다시 말해서 ‘내열(內熱)’에 의해 온 것을 말한다.
그래서 소갈증(消渴症)을 ‘만성소모성질환(慢性消耗性疾患)’이라고 하는 것이다.
활활 타고 있는 난로에 눈덩이를 뭉쳐 올려놓으면 금방 녹아버리듯이, 체내에 축적된 열이 있으면 음식이 들어가자마자 눈 녹듯 녹아버려 항상 헛헛증이 생겨 다식(多食)의 증상이 나타나고, 체액마저 열에 말라 감소하기 때문에 갈증(渴症)이 심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체액 중에서도 ‘신수(腎水)’라는 것이 부족하게 된다.
신수(腎水)란 ‘신장(腎臟)내의 물’이란 뜻인데, 이때의 신장(腎臟)이란 내분비계(內分泌係)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각종 호르몬의 부족 같은 것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심장열(心臟熱)이 생기고, 간장(肝臟)에서는 ‘소설(疏泄)’작용에 이상이 생긴다.
쉽게 풀이하면 간장(肝臟)의 당(糖) 대사(代謝)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당뇨병(糖尿病)이 심해지듯 소갈증(消渴症)도 얽히고설켜서 어려워지게 된다.
복합성(複合性)을 띠고 전신성(全身性)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갈증(消渴症)을 ‘전신성(全身性), 복합성(複合性), 만성열성소모성질환(慢性熱性消耗性疾患)’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갈증(消渴症)이 체내에 축적된 열(熱), 체액(體液)의 부족, 간장(肝臟)에서의 소설(疏泄)작용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한의학(韓醫學)에서는 소갈증(消渴症)의 원인으로 방금 얘기를 한 세 가지를 3대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이외에도 한의학(韓醫學)에서는 6대 유인(誘因)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음식을 절제하지 못해서 체내의 필수영양물질인 진액(津液)을 소모시킨 경우가 첫째 유인이다.
따라서 식이요법(食餌療法)을 한의학(韓醫學)에서는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식이요법(食餌療法)만으르도 소갈증(消渴症)의 예방,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유인으로 정서적(情緖的) 불안정(不安定)을 들 수 있다.
특히 분노(忿怒) 따위의 격심한 스트레스는 간장(肝臟)의 소설(疏泄)작용을 저해하여 간(肝) 기능을 저하시킨다.
결국 정서적(情緖的) 안정(安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지나친 기쁨에 들뜨거나, 지나친 공포(恐怖)나 놀람, 또는 지나친 우울(憂鬱)과 비애(悲哀)에 빠지고 사색(思索)과 고민(苦悶)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특히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분노(忿怒)에 떠는 것은 당장 당(糖) 대사(代謝)에 영향을 미쳐 소갈증(消渴症)을 악화시킨다.
셋째 유인으로는 과로(過勞)나 성적(性的) 문란(紊亂)을 들고 있다.
넷째 유인으로는 지나친 음주(飮酒)와 함께 약물(藥物) 남용(濫用)을 들고 있는데, 과음(過飮)은 소갈증(消渴症)을 유발시키고 한의학(韓醫學)에서는 이것을 특히 소갈증(消渴症) 중에서도 ‘주갈증(酒渴症)’이라고 한다.
물론 최음제(催淫劑)를 비롯한 어떤 약물도 소갈증(消渴症)을 일으키며, 또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 경우를 ‘의원성(醫院性) 당뇨병(糖尿病)’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병후쇠약(病後衰弱)과 질병(疾病)에 의한 혈액부족(血液不足) 등으로 체내에 열이 축적된 경우, 기후(氣候)기상(氣象)의 부조화 등을 유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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