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消化器)는 정서의 변화에 민감하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거나, 홧병(火病)으로 가슴앓이를 한다거나, 상사병(相思病)으로 피골이 상접되어 사경을 헤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오목가슴이라고 부르는 명치 및 상복부(上腹部)가 그들먹하고, 누워서 손바닥으로 눌러 보면 판지를 깐 듯 딱딱한 느낌을 주며, 목에 무엇이 걸린 듯한데, 뱉어지지도 삼켜지지도 않으면서 붙어 있는 느낌, 이러한 느낌을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매핵기(梅核氣)’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매핵기(梅核氣)란 매실(梅實)의 씨 같은 무형의 덩어리가 기분의 응체로 목에 걸려 답답한 증상이다.
이처럼 갑갑하고 더부룩하게 아픈 위통(胃痛)이 있으며, 가슴이 뛰거나, 어지럽기도 하며, 식욕(食慾)이 없을 때에는 상복부(上腹部)를 자주 어루만져 주는 것이 좋다.
신경성 위장장애는 허증(虛症)이므로 배를 쓰다듬어 주면 편안해진다.
이것은 어린 시절 “내 손이 약손이다.”하면서 할머니가 배를 쓰다듬어 주면 아프던 것이 멈췄던 것과 같다.
이왕이면 명치에서 복부 중앙선을 따라 배꼽을 거쳐 치골(恥骨)까지 문질러 주고, 여기서 우측 하복부(下腹部)로 올라와 수평으로 배꼽을 거쳐 좌측 하복부(下腹部)로 내려와 치골(恥骨)까지 이르도록 문질러 준다.
또 배꼽을 중심으로 손바닥으로 원을 그리며 문질러 준다.
원은 시계바늘 돌아가는 방향으로 그리며, 처음에는 작은 원을 그리다가 점점 큰 원을 그려 나간다.
처방으로는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오는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이 좋다.
이것은 약꽃 뿌리와 감초(甘草)로 구성되어 있는 처방으로, 여기에 박하(薄荷)를 가미하면 뱃속까지 화해지면서 속이 확 뚫린다.
따라서 작약(芍藥), 감초(甘草), 박하(薄荷)를 4 : 2 : 1의 비율로 섞어 차(茶)처럼 끓여 복용하도록 한다.
이것은 어린이들이 까닭 없이 종종 배가 아프다고 할 때나 월경통(月經痛)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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