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몸에 이롭고 성질이 순조로운 까닭에 이(利)의 의미를 붙여 이(梨)라 불리며, 약으로는 맛이 젖 같은 유리(乳梨), 과즙이 풍부한 아리(鵞梨), 향기가 좋은 소리(消梨)를 쓴다.
고기를 먹고 뒤탈이 생긴 때에는 배에 물을 붓고 끓여 마신다.
그리고 소화불량(消化不良)이나 구토(嘔吐)에는 배에 구멍을 뚫고 정향(丁香)을 박아 젖은 한지(韓紙)를 싼 다음 구워서 먹고, 소아(小兒)의 풍기(風氣)를 수반하는 열(熱)에는 배즙에 쌀가루를 넣어 죽을 쒀 먹으면 좋다.
당나라의 무종 황제는 심열병(心熱病)으로 고생했다는데, 백약이 무효했다고 한다.
심열병(心熱病)이란, 심장(心臟)에 화기(火氣)가 있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가슴 속에 번열(煩熱)이 나며, 잠잘 때 불안해하고, 이를 갈 뿐만 아니라, 때로 헛소리를 하거나 계속 웃으며, 갈증(渴症)이 있고, 피를 토하거나 코피를 자주 흘리는 희안한 병이다.
그런데 마침 한 도인이 배즙을 진상해 황제가 이걸 먹고 그 자리에서 나았다고 한다.
이처럼 심열병(心熱病)에는 배의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다음 썰어 두유(豆乳)와 함께 갈아 마시면 좋다.
변비(便祕)나 방광염(膀胱炎)에는 배 속에 흑설탕을 넣고 구운 다음 즙(汁)을 내서 연근즙(蓮根汁)을 섞어 마신다.
숙취(宿醉)에는 배를 썰어 현미식초에 부은 뒤 서늘한 곳에서 하룻동안 절였다가 먹고, 갈증(渴症)에는 배즙에 꿀을 타서 조청(造淸)처럼 만든 후 물에 타서 먹으면 잘 듣는다.
또한 고질적 기침에는 배를 재속에 묻어 물렁해지면 짜서 즙을 내 먹는다.
아니면 배에 구멍 내어 후추알을 박고 밀가루로 싸서 구워 배만 먹어도 기침에 효과가 있다.
기침으로 가래가 나오고 숨이 가쁠 때는 배 속에 검정콩을 채워 익혀 먹고, 가래가 많을 때에는 배즙에 생강즙(生薑汁) 또는 연근즙(蓮根汁)을 섞고 꿀을 타서 마신다.
기관지천식(氣管支喘息)에는 배즙 한 그릇과 마황(麻黃) 5g을 달여 그 물만 자주 복용한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때는 강판에 간 배즙을 자주 마시면 목이 트인다.
그리고 목이 아프고 열(熱)이 있으면 배즙에 꿀을 타고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신다.
옛날 중국 북부 지방에서는 건조한 기후 때문에 흙먼지가 심해서 목이 아프거나 쉬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럴 때 배를 이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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