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방(藥房)의 감초(甘草)’라는 어휘에서 풍기듯이 감초(甘草)는 딴 약(藥)에 곁들여 사용되는 보조 정도로 인식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감초(甘草)의 주성분 부신피질(副腎皮質)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와 유사한 작용이 있음이 알려지자 감초(甘草)에 대한 인식이 180도 달라졌다.
원래 인체(人體)란 하나의 조화된 우주(宇宙) 같은 존재여서 아무리 외부 세계의 상황이 변화하더라도 언제나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하도록 조절이 되며 그럼으로써 건강(健康)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 올바르게 되지 못하여 항상성(恒常性)이 깨어지면 그것이 바로 불건강(不健康)이요, 병(病)이 되는 것이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을 쓴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는 “인생(人生)은 끊임없는 싸움이요, 그 싸움에 이기는 것”이라고 하였다.
사람이 생명(生命)과 건강(健康)을 유지한다는 것도 결국은 시시각각으로 외부 환경과 싸워서 이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싸움에 항전력(抗戰力)을 주는 것이 바로 부신(副腎)이며, 거기서 생성되는 것이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호르몬인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를 약(藥)으로 공급해 주면 무서운 부작용(副作用)을 일으키게 된다.

그런데 감초(甘草)를 주면 이상하게도 체내에 부신피질(副腎皮質) 호르몬의 밸런스가 유지되어 병(病)에 대한 저항력(抵抗力)이 강해진다.
아무리 감초(甘草)의 성분을 분석하여도 부신피질(副腎皮質) 호르몬은 함유되어 있지 않은데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와 같은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결국 감초(甘草)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이라는 배당체 화합물이 체내에서 생리적으로 생산한 부신피질(副腎皮質) 호르몬의 파괴를 보호하고 항상성(恒常性)을 유지시키는 작용이 있음이 알려졌다.
현대의학이나 약학이 분석에 의한 사실 파악에는 뛰어나지만, 당뇨병(糖尿病)이 되는 것은 인슐린(insulin)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까지는 좋으나, 왜 췌장(膵臟)의 인슐린(insulin) 분비가 나빠졌는가는 따지지 않고 모자라는 인슐린(insulin)을 무턱대고 외부에서 공급만 해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결코 올바른 사고방식이라고는 할 수 없듯이, 부신피질(副腎皮質) 호르몬이 모자란다고 하여 외부에서 보급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항전(抗戰)이란 무기의 외부 원조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의 임전무퇴(臨戰無退)의 항전(抗戰) 태세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무기가 오히려 적을 이롭게 해줄 수도 있듯이, 인체(人體) 스스로가 병(病)을 이겨낼 태세를 정비 강화하는데 있어서 감초(甘草)가 주동적 일을 하는 것이라면 감초(甘草)를 아무 약(藥)에나 같이 배합하여 사용하는 지혜가 정말로 심오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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