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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칼럼

신(神), 성(聖), 공(工), 교(巧)의 진단법(診斷法)

by 예당한의원 202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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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가운과 마스크를 쓴 여의사가 진찰실에서 초록색 윗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여자 환자를 상담하고 있는 것을 찍은 사진
진찰

 병()을 치료(治療)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병명(病名)과 왜 생겼는가 하는 병인(病因)과 지금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병태(病態)를 파악하여야만 가장 적절한 치료법(治療法)을 강구할 수 있음은 현대의학(現代醫學)뿐만 아니라 한의학(韓醫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현대의학(現代醫學) 발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진찰법(診察法)의 진보인 것도 또한 우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 생화학(生化學) 분야의 진찰(診察) 방법과 컴퓨터에 의한 진단(診斷)의 자동화 연구는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미처 치료(治療) 방법의 개발이 이와 같은 놀라운 진단(診斷) 방법을 뒤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여 과학적 의학에 부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는 사람도 없지 않아 있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짧은 생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병()원인(原因)과 근본(根本)을 캐어야만 올바른 치료법(治療法)이 나올 수 있다.

 

 병명(病名)보다도 그 병()이 현재 처하고 있는 상태를 더욱 중시해서 수증치지(隨症治之, 병증(病症)에 따라 치료(治療)하는 것)를 근본 원리로 하는 한방 치료법을 곡해하여 한방(韓方)에서는 진찰(診察)보다 치료(治療), 꿩 잡는 것이 매지 X-ray나 혈액검사(血液檢査) 없이도 병()만 고치면 그만이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 아닐까?

 

한의사가 왼쪽 손가락을 통해서 환자의 오른쪽 손목에 있는 부분을 눌러서 맥진을 하고 있는 것을 찍은 사진
맥진

 한방의 진찰(診察) 방법이 주로 오감(五感)에 의한 복잡 미묘한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의 과학화를 위하여 망(), (), (), ()의 네 가지 진찰법(診察法)을 계측화(計測化), 객관화(客觀化)하려는 연구가 점차 활발해 가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맥파계(脈波系)에 의한 진맥(診脈)의 과학화(科學化)를 시도하는 학자가 있으니 말이다.

 

 ‘望而知之者謂之神 聞而知之者謂之聖 問而知之者謂之工 切而知之者謂之巧

 

 병()을 진찰(診察)하는데 있어서 얼굴만 쳐다보고도 알아내는 의사(醫師)는 신()이고, 목소리나 풍기는 체취(體臭)로 병()을 가려낼 수 있는 의사(醫師)는 성()이고, 무엇이 먹고 싶으냐, 아픈 데는 어디냐, 꼬치꼬치 물어서 아는 사람은 공()이고, 진맥(診脈)을 정확히 하고 가슴을 두들겨보고 배를 만져보아야 비로소 진단(診斷)을 내릴 수 있는 의사(醫師)를 교()라고 한다.

 

 이 글을 얼른 보기에는 모름지기 의사(醫師)는 신()이나 성()이 되어 환자(患者)에게 손을 대지 않고도 병()을 척척 알아 맞혀야 하는 것처럼 착각할는지 모르나 그것은 큰 오해이다.

 

 동양 사상에서 이상적인 존재를 신(), 진인(眞人), 지인(至人), 성인(聖人), 현인(賢人) 등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은 어림도 없고, 진인(眞人)은 상고(上古)에나 있었고, 지인(至人)은 중고(中古), 성인(聖人)1~2천년에 한두 사람 있을까 말까, 결국 사람 냄새 나는 것은 현인(賢人)인데, 이것 역시 드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의사(醫師)로서 망() 또는 문()에 의해서 병()을 알겠다는 것은 아예 생각도 말라는 아이러니가 이 글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아채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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