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흔히 묻는 질문 가운데, 한국 사람들은 고유한 풍속으로 어떤 차(茶)를 마시느냐는 것이 있다.
영국 사람은 홍차(紅茶)를 즐기고, 일본 사람들은 녹차(綠茶)를, 미국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하는 식으로 우리나라의 독특한 차(茶)는 무엇일까, 어떤 재치 있는 사람은 밥 먹은 후에 마시는 숭늉이 우리의 차(茶)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사실은 우리도 이미 신라시대부터 녹차(綠茶)를 재배하여 불교(佛敎)의 융성과 더불어 녹차(綠茶) 마시기를 숭상하여 운치 있는 다기(茶器)도 많이 만들어낸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차(茶) 마시는 법을 배워갔는데도 불구하고 요즘 와서는 우리의 녹차(綠茶) 마시는 법은 거의 없어지고 녹차(綠茶)를 심지어는 일본차(日本茶)라고 부르기까지 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조선시대에 불교(佛敎)의 쇠퇴와 아울러 다도(茶道)도 쇠퇴하였고, 임진왜란을 비롯하여 거듭되는 전화(戰火)에 차(茶)를 즐기는 생활의 여유마저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국산차(國産茶)의 개발이 국가적으로 시급한 이때에 녹차(綠茶)에 대한 옛날의 지혜를 찾아보고자 한다.
조선시대에 실학자로 유명한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호(號)를 다산(茶山)이라고 한 것은 선생이 전남 강진에 사실 때 차(茶)를 재배하고 호(號)를 그렇게 지은 것이다.
그러니까 쇠퇴하는 가운데도 차(茶)를 지켜온 학자나 승려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근래에는 허백련(許百鍊) 화백이 광주 무등산에서 차(茶)의 재배와 보급에 전력을 경주한 바 있어 점차 차(茶)의 생산이 각지에서 시작되어 최근에는 꽤 많은 양의 녹차(綠茶)를 일본에 수출까지 하고 있으니 기쁜 일이다.

‘苦茶 : 味甘苦 無毒 下氣 消宿食 淸頭目 利小便 止消渴 令人少唾··· 樹小似梔子 冬生葉早採爲茶 晩採爲茗’
차(茶)는 상기되는 것을 가라앉히며 소화(消化)를 촉진시키고 머리와 시력(視力)을 맑게 하며, 이뇨(利尿)작용이 있고 당뇨병(糖尿病) 등으로 갈증(渴症)이 생기는 것을 멈추게 하며 졸음을 없앤다. 나무는 키가 낮은 것이 치자(梔子)나무 비슷하며 겨울에 돋아나는 새 잎을 딴 것을 다(茶)라 하고 잎이 오래된 것을 명(茗)이라고 한다.

작설차(雀舌茶)는 어린 새싹이 참새 혓바닥 모양이라는 데서 생긴 이름으로 품질 좋은 차(茶)이다.
“消宿食 溫煖飮之 雀舌茶 亦可”라는 대목도 있는데, 소화(消化)를 돕는 작용이 있으며 따뜻한 차(茶)를 마시는 데는 작설차(雀舌茶)가 좋다는 것이다.
우선 이런 기재만 보아도 차(茶)가 머리를 맑게 하고 소화(消化)를 돕고 이뇨(利尿)작용이 있으며 잠을 적게 자고도 상쾌하게 만든다니 차(茶)로서 구비해야 할 미덕은 모두 구비하고 있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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