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눈을 돌려 우리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이미 1766년부터 중국에서도 간행되어 의가(醫家)들의 보배로운 존재가 되어온 내력을 살펴보기로 한다.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은 우리나라의 실학파(實學派) 학자 중에서 북학파(北學派)의 거성이며, 1780년에 사신의 수행원으로 중국을 시찰하고 돌아와서 저술한 열하일기(熱河日記)가 유명하다.
그 책 가운데 중국에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출판되고 있음을 기록한 대목이 있다.
‘我東書藉之 入梓於中國者深罕 獨東醫寶鑑二十五卷盛行 板本精妙··· 余家無善本 每有憂病則四借隣閈 今覽此本 甚欲買取 而難辨五兩紋銀齎 乃謄其凌魚所撰序文 以資後攷’
동방(東方)의 나라인 우리의 서적(書籍)이 중국에서 출판된 것이 극히 드문데 유독 동의보감(東醫寶鑑) 25권은 중국에서 출판되어 아주 인기가 높으며 판본도 정묘하다··· 나는 집에서 좋은 의학서적(醫學書籍)이 없어 매번 병(病)이 나면 동네 사방을 찾아 책을 빌려 보았는데 지금 이 책을 보니 구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나 온전 닷 냥이 없어서 사지 못한 채 섭섭히 돌아왔으나 중국판에 나와 있는 능어(凌魚 : 청나라 학자 이름)의 서문(序文)을 베껴서 후일의 참고가 되게 하고자 한다.
능어(凌魚)의 서문(序文)을 몇 구절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東醫寶鑑者 乃明時朝鮮 陽平君 許浚所撰也 按朝鮮俗 素知文字 喜讀書···’
동의보감(東醫寶鑑)은 명나라 때에 조선의 양평군(陽平君) 허준(許浚)이 편술한 책이다. 본시 조선 사람들이 문자를 알며 책읽기를 좋아하였고···
이런 식으로 추켜올리면서 특히 허씨 일가가 대대로 관록을 받는 집안이며 문장가들이 많이 났다는 소개를 하였다.
‘自軒岐以後代有明醫 迄今著述之繁 幾於汗牛充棟 不患其少矣···擇不精者 語不詳 執於一者賊乎道’
의학(醫學)의 시조(始祖)라고 할 수 있는 황제(黃帝)와 기백(岐伯) 이래로 대대로 명의(名醫)가 있어 지금까지 의학서적(醫學書籍)이 많이 나와서 한우충동(汗牛充棟)격이므로 책이 적어서 걱정될 바는 없으나 선택하는데 정밀하지 못한 것은 내용이 상세(詳細)하지 못하고 하나에 집착(執着)된 것은 편벽스러워 올바른 도(道)를 해치는데···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보고 “天下之寶 當與天下共之(천하의 보배이니 마땅히 온천하가 같이 지녀야 할 것이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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