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방삭(東方朔)이는 백지장(白紙張)도 높다고 했다.
속담에 ‘동박삭(朔)이는 백지장(白紙張)도 높다고 하였다.’, ‘삼정승(三政丞) 부러워 말고 내 한 몸 튼튼히 가지라.’ 는 말이 있다.
동박삭(朔)이라면 세 살 먹은 아이도 안다는 삼천갑자(三千甲子) 장수(長壽)한 신선(神仙)이다.
그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양생법(養生法)의 하나로 베개를 낮게 하다못해 땅을 세 치 파고 누워 잤기 때문에 백지장(白紙張)을 베고도 너무 높다고 투덜거렸다는 것이다.
그만큼 양생법(養生法)을 잘 지켜 장수(長壽)했으니 명예(名譽)와 부귀(富貴)를 탐하지 말고 오로지 내 한 몸 튼튼히 가지도록 양생법(養生法)을 잘 따르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꼬부랑 고추 제 발 등에 오줌 눈다.’는 속담처럼 어리석기 그지없는 자기에게 해로운 일만을 골라 행하고 있으며, ‘똥마려운 계집 국거리 썰 듯 한다.’는 속담처럼 인생을 엄벙덤벙 급하게 해치우려는 경향이 너무 짙다.
2. 벙어리 속은 그 어미도 모른다.
속담에 ‘벙어리 속은 그 어미도 모른다.’, ‘어미 모르는 병(病) 열두 가지를 앓는다.’ 는 말이 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배를 낳은 제 자식일망정 그 속은 어미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비스마르크(Bismarck)가 병(病)이 들었을 때 시의(侍醫)가 병(病)의 증상을 낱낱이 따져 물었더니 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리 많으냐고 비스마르크(Bismarck)가 화를 벌컥 냈다고 한다.
그러자 시의(侍醫)도 화가 나서 한마디 했다고 한다.
“말 안하고 치료받는 것은 가축뿐입니다. 각하! 수의사(獸醫師)를 부르시지요?”
진료실에 앉아 있다 보면 비스마르크(Bismarck) 같이 맥(脈)을 보고 맞춰야 용하지 하는 듯 빈정대는 환자를 만날 때가 더러 있다.
진찰 과정 중 의사가 묻고 환자가 대답해주는 문진(問診)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모르는 환자들이다.
‘병(病)은 자랑하라.’고 했다지만 자랑은 못할망정 의사에게까지 자신의 병(病)을 ‘벙어리 꿀 먹은 듯’해서야 병(病)이 제대로 고쳐질 가능성은 없다.
3. 맥(脈)도 모르면서 침통 흔든다.
속담에 ‘맥(脈)도 모르면서 침통 흔든다.’, ‘말똥도 모르면서 마의(馬醫) 노릇한다.’ 는 말이 있다.
말똥만 보고도 말의 병(病)을 짐작할 수 있어야 수의사(獸醫師)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듯이 맥(脈)을 보고, 숨소리를 듣고, 얼굴색을 살피고, 인체의 생리(生理)나 병리(病理)를 파악하여 체질(體質)을 가늠하고 올바른 진단(診斷)을 내려야 알맞은 약(藥)을 쓰거나 침통을 비로소 흔들 수 있는 것이니 함부로 아는 체 우쭐대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장님 코끼리 만지듯’ 좁은 소견과 주관을 우겨대는 의사들이 있는가 하면 ‘처녀 불알’이라도 가진 듯 의기양양 수지침(手指鍼)을 흔들고 다니는 아줌마들도 있고, ‘중의 상투’라도 붙잡은 듯 겁 없이 한약(韓藥)을 제멋대로 다루는 돌팔이들도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기개는 가상하지만 , ‘뒤로 자빠져도 코 깨진다.’는 속담도 잊지 말아야 한다.
3. 개똥도 약(藥)에 쓰려면 없다.
속담에 ‘개똥도 약(藥)에 쓰려면 없다.’, ‘까마귀 똥도 약(藥)이라니까 물에 깔긴다.’ 는 말이 있다.
흔하디흔한 것도 막상 요긴하게 쓰려면 구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쓰이는 속담이지만, 옛날에는 개똥도 침전시켜 그 윗물만 먹고 술 한 잔을 마시고 땀을 내어 급성염좌성요통(急性捻挫性腰痛)을 치료하는 약(藥)으로 썼던 모양이다.
사람의 똥마저 말려 가루 내어 물에 가라앉히고 그 윗물을 ‘파관탕(破棺湯)’이라 하여 약(藥)으로 써왔고, 대나무 통에 감초(甘草)를 넣고 1달 동안 똥통에 담가두었다가 감초(甘草)만 꺼내어 말려서 이를 ‘인중황(人中黃)’이라 하여 약(藥)으로 쓴 적도 있다.
그래서 한 때는 득음(得音)을 하기 위해 똥물을 마시고 명창(名唱)이 된 분들이 실제로 있었고, 신경통(神經痛)이나 전신의 어혈(瘀血)을 풀려고 똥물을 마셔본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천에 내다 버릴 종놈 없다.’고 했으며, ‘사람과 쪽박은 있는 대로 쓴다.’고 했듯이 하찮고 흔한 것도 하나하나가 다 약(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괜한 보신관광으로 국제 망신은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독(毒)이 독(毒)을 친다.
속담에 ‘독(毒)이 독(毒)을 친다.’, ‘이열치열(以熱治熱)’ 하는 말이 있다.
독살(毒殺)이나 자살(自殺)용으로 쓰일 수 있는 약물이 다른 약(藥)이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치료제(治療劑)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附子)’라 불리는 독초(毒草)를 수탉의 창자 속에 넣어 부식시킨 다음 생(生)으로 먹으면 힘과 용기가 절로 솟구친다고 하여 옛 씨름꾼들이 즐겨먹었다는 이 독초(毒草)를 옛 우리 부녀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이용했다는 것도 이런 경우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도 그의 부왕이 히요스 잎의 액즙에 의해 독살(毒殺)되었고, 로미오는 아코니트 독약(毒藥)으로 죽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근육이완제(筋肉弛緩劑)로 히요스 잎이 쓰이고, 신경통(神經痛)이나 류머티즘의 진통제(鎭痛劑)로 아코니트 연고가 쓰이고 있으며, 정력감퇴(精力減退)나 신진대사부전(新陳代謝不全)에 아코니트 성분인 부자(附子)라 불리는 독약(毒藥)이 한의원(韓醫院)에서 쓰이고 있다.
‘미친놈 말도 성인(聖人)이 가려 쓴다.’는 속담처럼 독약(毒藥)도 가려내면 독(毒)을 치는 약(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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