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경기(驚氣)라는 것은, 순간적으로 의식(意識)을 잃고 몸이 뻣뻣해지거나 눈이 돌아가거나 하는 것으로써, 기운이 머리로 왈칵 올라가서 갑자기 정지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뇌파(腦波)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이 된다.
여기에는 열(熱)이 나서 발생되는 열경기(熱驚氣)가 있고, 열(熱)과는 관계없이 글자 그대로 놀란 뒤끝에 깜박 넘어가는 경기(驚氣)가 있다.
열(熱)이 나는 원인은 매우 많으나, 모두 머리 쪽으로 피가 몰리게 되어, 신경계통(神經系統)에 부담이 되게 되어 발생이 된다.
놀라서 되는 경우는, 큰소리를 들었거나, 뜨거운 물이 몸에 닿았거나, 보행기 같은 데서 떨어져 깜짝 놀랐을 때인데, 이때에도 기운이 머리로 왈칵 몰린다.
곧장 경기(驚氣)를 하는 수도 있고, 한두 시간 있다가 하는 경우도 있다.
열(熱)이 난다고 해서 다 경기(驚氣)를 하는 것도 아니고, 놀랐다고 해서 다 경기(驚氣)하는 것도 아니다.
보통 아이는 어지간한 고열(高熱)도 잘 견디는 반면에, 허약한 아이는 미열(微熱)에도 경기(驚氣)를 하기도 한다.
놀라는 것도 신경(神經)이 튼튼한 아이는 잘 이겨내나, 체력과 신경이 약하게 태어난 아이라든지, 귀엽다고 너무 일찍부터 끄떡끄떡 어르든지, 갓난아이 앞에서 큰소리로 부부싸움을 해서 자주 놀라는 바람에 신경이 약해진 아이들은 한번 깜짝 놀랄 때 경기(驚氣)를 하기가 쉽다.
대개 가정에서 손끝을 바늘로 가볍게 찔러 약간 피가 나올 정도로 하면, 경기(驚氣)가 풀려 깨어나는 시간이 단축된다.
그러나 따지 않아도 대부분 아이들은 평균 3~5분이면 저절로 깨어난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워낙 응급(應急)이라 무슨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대로 깨어나지 않으면 아이가 큰일 날 것으로 생각하고, 매우 당황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한의원(韓醫院)이나 소아과(小兒科)에 둘러업고 가는 중에 깨어나는 일이 흔히 있는 걸 생각해 보라..
그러므로 평소에 실(實)한 아이가 경기(驚氣)를 했을 때, 열(熱)이 많고 눈과 얼굴이 붉다면, 가정에서 따는 것 정도는 부작용도 없고, 빨리 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경기(驚氣)를 자주 하는 허약(虛弱)한 아이로서, 열(熱)이 별로 없든지 얼굴이 창백하고 힘이 없을 때는, 따는 것이 오히려 약한 신경(神經)을 자극해서 체력(體力)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어깨를 약간 오므리는 자세로 해주고, 가만히 기다리기를 권하고 싶다.
그러면 신경(神經)이 차츰 안정되면서 저절로 깨어나게 된다.
만일 10~20분 있어도 깨어나지 않을 때, 의사를 찾아도 늦지는 않다.
경기(驚氣)는 대개 저절로 잘 깨어나지만, 재발(再發)이 되기 쉽다.
그러므로 깨어났다고 의무를 다했다 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의료기관에 가서, 왜 경기(驚氣)를 했는지를 잘 진찰을 받아서, 평소에 허약(虛弱)한 소화기관(消化器官)이나 호흡기관(呼吸器官), 전반적 체력(體力)과 신경(神經)이 튼튼해지도록 치료를 받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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