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標本)이라고 하면 ‘표본실의 청개구리’라는 단편소설(短篇小說)의 경우처럼 동물, 식물 등의 실물 견본을 뜻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물의 근본(本)과 말단(標)을 뜻하기도 한다.
병(病)에도 근본(根本)과 말단(末端)이 있어 말단(末端)에 나타난 증상에 따라서 치료(治療)하는 것을 대증요법(對症療法)이라고 하고, 병(病)의 근본(根本)을 다스리는 것을 원인요법(原因療法)이라고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물론 근본(根本)을 다스리는 원인요법(原因療法)이 바람직하나 때로는 증상(症狀)을 다스리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화재가 발생하여 집이 타고 있을 경우에는 우선 급한 대로 물을 뿌려 꺼야지 어느 세월에 불난 원인을 따지고 있겠는가?
그래서 사람의 병(病)이라는 것이 정확한 진단(診斷)도 힘들지만 어떻게 치료(治療)하는가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선표후리(先表後裏)’라고 하여 표면(表面)에 나타난 증상(症狀)을 먼저 고쳐야 하는 경우도 있고, ‘선리후표(先裏後表)’로 속에 숨어 있는 증상(症狀)부터 먼저 손을 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선보후사(先補後瀉)’는 먼저 허(虛)한 것을 보급(補給)하여 준 다음에 나쁜 것을 배설(排泄)시키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선급후완(先急後緩)’은 먼저 급(急)한 증상(症狀)부터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며, ‘선신후구(先新後舊)’, ‘선본후표(先本後標)’가 있는가 하면, 때에 따라서는 ‘선표후본(先標後本)’을 해야 할 경우도 있고, ‘선소후대(先小後大)’ 우선 손쉬운 조그만 것부터 처리해 나가는 치료법(治療法)도 있고, ‘선축기후지중(先逐機後持重)’ 전법(戰法)도 병(病)의 증상(症狀) 변화에 따라서 축차변방(逐次變方)하면서 대기(待機)하는 투약법(投藥法)을 말하며, 지중(持重)이란 한 가지 약방문(藥方文)을 오래 계속해서 꾸준하게 쓰는 방법을 말한다.
이와 같이 병(病)을 치료(治療)하는 데는 임기응변(臨機應變)적 전법(戰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법(戰法)의 근본(根本)은 병(病)의 근본(根本)과 말단(末端), 즉 본말(本末)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알지도 못하면서 허둥지둥하다가는 생명(生命)이 위태로워진다.
다음은 내경(內經)에서 인용한 말이다.
‘知標本者 萬擧萬當 不知標本 是謂妄行’
병(病)의 본말(本末)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백발백중(百發百中)의 치료(治療)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나, 병(病)의 표(標)와 본(本)도 모르면서 덤벼든다는 것은 망발(妄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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