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韓藥) 이름에는 묘한 것이 많다.
옛날 어떤 선비가 약방문(藥方文)을 뒤적거리다가 ‘파고지(破古紙)’라고 씌어 있는 것을 보고 글자 그대로 오래되어 낡은 종이일 것이라고 문풍지(門風紙)를 뜯어 약(藥)에 넣었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용담(龍膽)이라는 약(藥)도 있고 용안(龍眼)이라는 약(藥)도 있는 것을 보면 진짜로 용(龍)이라는 동물이 있어서 그 쓸개를 용담(龍膽)이라 하고 눈알을 용안(龍眼)이라고 하는 것일까 생각할는지 모르나 사실은 모두 식물성(植物性)인 한약(韓藥)들의 명칭이 그렇게 되어 있을 따름이다.
복룡간(伏龍肝)이라는 약(藥)도 어디 숨어 있던 용(龍)을 잡아 간(肝)을 끄집어 낸 것이 아니라 온돌 아궁이의 밑바닥 흙을 말한다.
파고지(破古紙)는 ‘보골지(補骨脂)’라고도 하며 콩과에 속하는 식물(食物)의 종자(種子)이며 강장제(强壯劑)로 사용되는 약(藥)이다.
한약(韓藥) 중에는 성분이나 이치로 보아서 전혀 약(藥)이 될 성싶지 않은 것이 실제로 써보면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는 약(藥)들이 있는데 복룡간(伏龍肝)도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伏龍肝 : 此是竈中對釜月下黃土也 經十年以上竈下 掘深一尺下有 眞土紫色者可用’
복룡간(伏龍肝)은 아궁이의 솥 밑의 부월(釜月) 또는 부제(釜臍)라고도 하며 솥의 바로 밑바닥의 배꼽 부분··· 아래에 있는 황토(黃土)를 말하며 십 년 이상 오래된 솥 밑바닥을 한 자쯤 파내려 가면 진짜 흑자주색(黑紫朱色)인 것이 나오는데 그것을 약(藥)으로 쓴다.
‘伏龍肝 : 治橫逆産及 子死腹中不出 其母氣欲絶 取伏龍肝一二錢 以水調下 難産三日不下 伏龍肝細末一錢 酒調服’
복룡간(伏龍肝)은 해산(解産)할 때 태아(胎兒)가 옆으로 또는 거꾸로 난산(難産)이 되거나 태아(胎兒)가 뱃속에서 죽어 나오지 않아 모체(母體)가 위험할 때 복룡간(伏龍肝)을 4~8g 정도 고운 가루로 만들어 술에 타서 마신다.
이밖에도 코피(衄血), 토혈(吐血), 하혈(下血) 등에도 지혈(止血)작용이 있으며 종기(腫氣)에도 좋다고 되어 있으나 지금 가장 뚜렷한 효과라고 되어 있는 것은 임신반위(妊娠反胃), 임신구토(妊娠嘔吐) 중에 물로 달여 마시면 신기하게 효과가 있다는데 불에 구워진 흙이 어떻게 그런 효과가 있을지가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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