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病)은 자연(自然)이 고치고 돈은 의사(醫師)나 약사(藥師)가 번다.”라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병(病)을 치료(治療)하느라고 고생하는 의사(醫師)나 약사(藥師)가 들으면 노발대발할 불손한 말이겠다.
그러나 사실 병(病)은 환자(患者)가 지니고 있는 ‘자연요능(自然療能)’에 의하여 낫는 것이고, 치료(治療)는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병(病)은 병자(病者)가 이겨내야지 대리전쟁에 의해서 병(病)이 물러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균(菌)을 잘 죽이는 항생제(抗生劑)를 물 쓰듯 하더라도 환자(患者) 체내(體內)에서 균(菌)과 싸워 이기려는 백혈구(白血球)의 식균(食菌)작용이라든가 면역성(免疫性)이 생기지 않으면 균(菌)을 소탕할 수 없는 것이다.
치료(治療)를 잘못하거나 적당치 못한 약(藥)을 쓰면 자연요능(自然療能)을 도리어 방해하여 나올 수 있는 병(病)도 낫지 않게 될 수가 있다.
‘班固曰 有病不治得中醫 儻一藥之誤 悔將噬臍 古人云拙醫療病 不如不療 與此意同’
옛 후한(後漢) 때의 역사가인 반고(班固)라는 사람이 말하기를 병(病)이 생겼을 때 차라리 고치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것이 중의(中醫)의 치료(治療)를 받은 셈쯤은 된다. 중의(中醫)란 아주 고명한 의사(醫師)는 못 되고 어중간하여 무해무득(無害無得)한 의사(醫師)라는 정도의 뜻이 된다. 만약 약(藥)을 써서 한 가지라도 잘못 되면 그야말로 후회막급(後悔莫及)이 아니겠는가? 서제(噬臍)란 사향(麝香)노루가 포수에게 붙잡힐 때 배꼽 밑에 있는 사향(麝香) 때문에 내가 죽는구나 하고 배꼽을 깨물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는 뜻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서투른 의사(醫師)의 치료(治療)는 받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한 것이 바로 같은 뜻이 되겠다.
아무리 약(藥)이 좋다 하더라도 환자(患者)의 체질(體質)과 그때의 병증(病症)에 맞아야만 효과를 나타낼 것은 정해놓은 이치인데 무턱대고 치료(治療)를 서두르다가는 도리어 병(病)에 해롭게 된다는 것이다.
‘用藥無據 反爲氣賊’
약(藥)을 근거 없이 함부로 쓰면 병(病)을 낫게 하기는커녕 도리어 원기(元氣)를 해치는 독(毒)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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