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는 가려운 피부병(皮膚病)에 특효

한방 본초학(本草學)에서 사용하는 문자 가운데 ‘육진팔신(六陳八新)’이라는 말이 있다.
약(藥) 중에 오래 묵은 것일수록 좋은 약(藥)이 여섯 가지 있고, 반대로 새 것일수록 좋은 약(藥)이 여덟 가지 있다는 것이며, 약(藥)에 따라서는 새 것일수록 좋은 경우도 있고 그렇다고 무엇이나 전부 새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오래 묵은 약(藥)일수록 좋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六陳良藥 : 狼毒 枳實 橘皮 半夏 麻黃 吳茱萸 爲六陳 皆欲得陳久者良 其餘須精新也’
여기서 열거한 여섯 가지 약(藥)은 묵은 것일수록 좋지만 그 나머지는 다 새 것이 좋다는 것이다.
현대 본초학(本草學)적 견지에서 보더라도 약(藥)을 만들어서 오래 되면 소위 경시변화(經時變化)를 일으켜서 약효가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며, 그래서 유효 기간이라는 것도 정해져 있어 기간이 지난 것은 쓰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현대약품치고 오래 된 것일수록 좋은 예는 별로 없지만 생약(生藥)으로 되어 있는 한방 약재(藥材)는 채취한 직후는 독성(毒性)이라든지 부작용(副作用)을 일으키는 성분이 많아 사용하기 힘들던 것이 한동안 시간이 경과하면 약성(藥性)이 부드러워져서 쓰기에 알맞게 되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일종의 뜸을 들게 하는 셈인데, 약(藥)은 아니지만 위스키 같은 것은 오래 묵은 것일수록 값이 나간다는 것도 그런 이치에 속하는 것이다.

귤껍질(橘皮)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고 하여 ‘진피(陳皮)’라고 함은 이미 앞에서 말한 바이지만 같은 귤과 식물인 탱자열매(枳實)도 묵은 것이 약(藥)으로 좋다고 되어 있다.
탱자열매(枳實)의 아직 미숙하고 작은 것을 지실(枳實)이라고 하고, 성숙한 것을 지각(枳殼)이라고 한다.
‘殼主高而實主下 殼高主皮膚胸膈之病 實低主心胃之病 其主治大同小異’
지각(枳殼)은 위 높은 곳을 다스리기 때문에 피부(皮膚)와 흉격(胸膈)의 병(病)에 좋고, 지실(枳實)은 아래 낮은 곳을 다스리기 때문에 심(心)이나 위(胃)의 병(病)에 좋다. 그러나 주된 효능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枳實 : 味苦酸 無毒 主皮膚苦痒 除脹廦 消脹滿 心下痞痛 消宿食’
탱자열매(枳實)는 맛이 쓰고 시나 무독(無毒)하며 피부(皮膚)가 몹시 가려운데 특효가 있으며, 옆구리가 결리고 헛배가 부르고 가슴 명치끝이 아픈 것을 다스리며 오랜 체증(滯症)을 없애 소화(消化)를 촉진시킨다.

‘枳殼 : 主肺氣咳嗽 散胸中痰滯 利大小腸 消脹滿 除關格雍寒··· 我國惟齊州有之名倭橘’
지각(枳殼)은 주로 기침과 가슴속에 담(痰)이 괴는 것을 다스리고 위장(胃腸)을 튼튼히 하며 헛배가 부르고 관격(關格)이 되어 막힌 것을 통하게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濟州道)에서만 산출이 되며 왜귤(倭橘)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