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痰), 설사(泄瀉)에 특효 – 모과차(木瓜茶)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모과(木瓜)의 약효를 기재하는 가운데, 중국 의학 문헌의 인용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속방(俗方)을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모과(木瓜)를 꽤 중요시한 것과 당시 민간요법(民間療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木瓜 : 消痰 止痰唾 木瓜煎治痰 益脾胃 木瓜蒸爛取肉 硏搗篩去涬 量人煉蜜 薑汁 竹瀝 攪和作煎 每取一大匙 嚼下日三四次’
모과(木瓜)는 담(痰)을 삭이고 가래를 멈추는데 모과전(木瓜煎)을 만들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모과전(木瓜煎)은 담(痰)을 다스리고 비위(脾胃)를 이롭게 하는데, 만드는 방법은 모과(木瓜)를 푹 쪄서 씨를 빼고 살을 찧어 으깬 뒤 체로 걸러서 꿀, 새앙즙, 죽력(竹瀝)을 섞어 끓여서 만든다. 하루에 3~4차 큰 숟갈로 하나씩 복용한다.

한의학(韓醫學)에서 담(痰)이라고 하는 개념은 병인론(病因論)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기(氣), 혈(血)과 아울러 3대 요인의 하나로 치는 것이지만 현대 병리학(病理學)적으로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문제이다.
체내의 수분대사(水分代謝)와 관련시켜 비생리적인 체액(體液)이나 분비물(分泌物)을 좁은 의미에서 담(痰)이라고 하고 그것이 울체(鬱滯)되면 여러 가지 병(病)이 생긴다는 것이다.
속칭 흔히 ‘담(痰)이 결린다.’라고 하는 것도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모과(木瓜)의 성분으로는 능금산, 전화당(轉化糖), 설탕(雪糖), 점액(粘液) 등이 들어 있고, 잎, 가지, 뿌리에는 타닌(tannin), 아미그달린(amygdalin) 등이 증명되고 있는데, 능금산에 지갈(止渴), 청량(淸凉) 작용이 있는 정도와 임상적으로 설사(泄瀉)를 멈추고 이뇨(利尿)작용이 있는 정도는 알려져 있으나 그 이상의 과학적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枝葉 : 煮汁飮治霍亂 煮湯淋足脛 可以已蹶’
모과(木瓜)나무 가지의 잎을 달여 마시면 곽란(霍亂)이 멈추고, 넣고 끓인 물로 다리와 발을 씻으면 다리 힘이 약해서 비틀거리거나 쓰러지는 것을 다스린다.
오늘날처럼 비타민(vitamin)이나 합성약품(合成藥品)이 고도로 발달되어 있는 시대에 꼭 모과(木瓜) 달인 물이라야 각기(脚氣)를 고친다는 법은 없지만 농촌의 지역사회에서 자기 고장의 천연물로써 병(病)을 고치고 예방한다는 것은 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풀뿌리니 나무열매 따위를 달여서 먹는 것이 케케묵은 전근대적 풍경이라고 하는 분이 있다면, 브라질에서 나오는 나무열매를 볶아서 달여 만든 까만 탕약(湯藥) 마시는 것을 시대의 첨단적 음료처럼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커피 마시는 습관 하나 때문에 연간 수백만 달러의 외화를 낭비하면서 커피콩을 수입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몸에 좋다는 모과차(木瓜茶)는 왜 나쁘겠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