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밝게 한다는 결명자차(決明子茶)

한방(韓方)에서 사용되는 약재(藥材)의 이름이 생긴 유래를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약(藥)의 맛을 따져서 붙인 이름은 감초(甘草) 고삼(苦蔘) 세신(細辛) 등이 있고, 계절(季節)과의 관계를 나타낸 것은 반하(半夏) 인동등(忍冬藤), 사람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서장경(徐長卿) 포공영(蒲公英), 동물(動物)과의 관계로부터 생긴 이름은 음양곽(淫羊藿) 낭독(狼毒), 형상(形狀)에 따라 붙인 것은 오두(烏頭) 마편(馬鞭) 호장(虎杖), 지명(地名)에 유래하는 것으로는 촉규(蜀葵) 고량(高良), 약재(藥材)의 빛깔로 이름지은 것은 청호(菁蒿) 마황(麻黃), 시(詩)적인 표현을 한 것으로는 백두옹(白頭翁) 왕불유행(王不留行)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약재(藥材)가 나타내는 약효(藥效)를 이름으로 표시한 것이 있음은 그 유래가 가장 적절 간명하여 인상적이다.

예컨대 부인병(婦人病)에 좋다는 익모초(益母草), 신경(神經)을 튼튼히 하여 잔걱정이 없어지고 뜻이 원대해진다는 원지(遠志) 등이 그 좋은 예이다.
결명자(決明子)는 눈을 밝게 한다고 하여 이름이 생겼다니 이 또한 주목할 만한 존재가 아닌가 한다.
결명자(決明子)는 청맹(靑盲) 및 눈이 충혈(充血)되고 아프며 눈물이 나는 것을 다스린다.
‘決明子 : 主靑盲及眼赤痛淚出 一名還瞳子 作枕 治頭風明目 葉明目利五臟 作茹食之甚良’
베개에 넣어 늘 베고 자면 역시 눈이 밝아지며 잎사귀도 눈을 밝게 하고 오장(五臟)을 이롭게 하니 나물로 무쳐서 먹으면 아주 좋다.
결명자(決明子)에는 에모딘(emodin), 옵투시폴린(obtusifolin), 옵투신(obtusin), 크리소옵투신(chrysoobtusin), 아우란티오옵투신(aurantioobtusin), 크리소파놀(chrysophanol), 단백질(蛋白質), 지방유(脂肪油), 점액질(粘液質) 등의 성분이 들어 있음이 증명되고, 에모딘(emodin)은 완하(緩下) 작용이 있음이 현대 약리학(藥理學)적으로 밝혀지고 있을 뿐 아직 눈을 밝게 한다는 데에 대한 입증은 되지 않고 있으나 민간약(民間藥)으로써 야맹증(夜盲症), 녹내장(綠內障) 등에 사용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또한 흔히 가정에서 끓여서 차(茶)로 만들어 마시는데 건위(健胃), 정장(整腸), 이뇨(利尿) 작용이 있으며 변비증(便秘症)에도 좋아 인도에서는 전부터 커피 대신 음료수로 사용하고 있다니 우리 가정에도 좀 더 보급시켰으면 한다.
결명자(決明子) 20g 정도를 그냥도 좋고 살짝 볶은 것도 좋으니 적당히 물을 넣고 끓여서 2홉 정도가 되면 차(茶)처럼 마시면 되는데 빛깔도 홍차(紅茶)처럼 아름답다.
일본 같은 데서는 결명자차(決明子茶)를 얼마나 흔히 애용하는지 그들이 열거하고 있는 병명(病名)만 들더라도 변비(便祕), 만성위장병(慢性胃腸病), 소화불량(消化不良), 위확장(胃擴張), 위하수(胃下垂), 위산과다(胃酸過多), 위경련(胃痙攣), 위아토니(gastric atony), 충수염(蟲垂炎), 구내염(口內炎), 황달(黃疸), 담마진(蕁痲疹), 신장염(腎臟炎), 신우염(腎盂炎), 신장병(腎臟病), 각기(脚氣), 당뇨병(糖尿病), 방광염(膀胱炎), 임질(淋疾), 부인병(婦人病), 폐결핵(肺結核), 늑막염(肋膜炎), 복막염(腹膜炎), 간장염(肝臟炎), 류머티즘(rheumatoid arthritis), 신경통(神經痛), 뇌병(腦病), 안질(眼疾)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이런 모든 병(病)에 특효약(特效藥)이 된다는 뜻이 아니라 좋은 음료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