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秋)에 보신(補身)을 하면, 겨울(冬)에 건강(健康)하다. - 四氣調神
서유기(西遊記)를 보면 손오공(孫悟空)이 여의봉(如意棒)을 휘두르면서 3천세계를 순식간에 두루 달리고 되돌아왔다고 뽐냈는데 알고 보니 부처님의 손바닥 위에서 뛰는 것밖에 안되었다는 대목이 있다.
우리가 지금 자연(自然)과 우주(宇宙)를 정복하고, 잘하면 생명체(生命體)조차 창조할 수 있게 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데, 과연 조물주(造物主)의 손바닥을 뛰어나온 것인지 아닌지는 두고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공기(空氣)가 건조하고 기온(氣溫)이 갑자기 내려가면 삼천리강산(三千里江山)의 모든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감기(感氣)에 걸리는 것을 보면 사람은 아직도 자연환경(自然環境)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아예 자연(自然)을 정복(征服)한다는 말 대신, 자연(自然)에 순응(順應)하고, 자연(自然)을 따라서 생활을 한다면 어떨까?
우리 몸과 마음을 미크로코스모스(microcosmos)로 보고 매크로코스모스(macrocosmos)와 합일시키는 것이 생명(生命)과 건강(健康)의 길이라고 보는 천인합일설(天人合一說)을 옛사람들은 지니고 있었다.
1년 4계절만 하더라도 여름에는 여름답게, 가을에는 가을답게 생활 리듬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생활이 사기조신(四氣調神)이다.
가을의 양생법(養生法)이 무엇인가를 읽어보기로 하자.
‘秋三月 此謂容平 天氣以急 地氣以明 早臥早起與雞俱興 使志安寧以緩秋刑 收斂神氣 使秋氣平 無外其志 使肺氣淸 此秋氣之應 養收之道也 逆之則傷肺 冬爲飱泄 奉藏者少’
가을철 3달 동안을 ‘성용이평정(成容而平定)’, 즉 형태가 이루어지고 결정되는 계절이라고 하여 ‘용평(容平)’의 계절이라고 한다. 이때에는 천지(天地)의 기운이 수축(收縮)되고 맑아지며 모든 것이 수렴(收斂)되기 때문에 닭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깨어나야 한다. 마음을 가라앉혀 평온(平穩)하게 하여 가을의 기운이 만물을 숙살(肅殺)하려고 하는 것을 피하여 건강(健康)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하여야만 호흡기(呼吸器)도 튼튼하게 되어 가을 공기에 적응하게 되는데, 만약 반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무리를 하면 겨울에 폐(肺)가 나빠지고 소화(消化)기능도 떨어지며 겨울철을 이겨낼 기력(氣力)이 적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