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의 먼지, 세균(細菌) 등을 걸러낸다. - 鼻中毛
“코털이 센다.”는 속담(俗談)이 있다.
일이 뜻대로 안 되어 매우 마음이 타서 콧속의 털이 하얗게 셀 정도라는 뜻이다.
과연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면 코털이 세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이를 먹으면 다른 데가 다 젊어 보이더라도 코털이 하얗게 되는 것만은 속일 수 없다는 통계가 있다.
코털이 콧구멍 밖으로 나와 보이는 것은 미관상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틈만 나면 코털을 잡아 뽑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너무 긴 것을 가위로 다듬는 정도가 좋지 않을까?
코에는 두 가지 코털이 있는데 잡아 뽑을 수 있는 큰 털과 점막(粘膜)에 짧게 돋아 있는 섬모(纖毛)가 그것이다.
큰 털은 공기 중의 커다란 먼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섬모(纖毛)는 미세한 먼지와 세균(細菌)을 포착한다.
점막(粘膜)에서 부단히 나오는 점액(粘液)으로 섬모(纖毛)가 적셔 있어 먼지나 세균(細菌)이 잘 부착하게 되어 있으며 들어오는 공기를 적당한 온도(溫度)와 습기(濕氣)로 조절하는 작용도 한다.
콧구멍에는 공기 중의 먼지와 세균(細菌)이 걸려 있기 때문에 언제나 오염(汚染)되어 있다.
콧구멍을 손톱 끝으로 너무 후비거나 코털을 잡아 빼면 모근(毛根) 근처가 세균(細菌) 감염(感染)으로 염증(炎症)이 생기며 심하면 균(菌)이 혈관(血管)을 타고 해면정맥동(海綿靜脈洞)이라는 곳까지 올라가서 뇌막염(腦膜炎)을 일으켜 생명(生命)이 위태로워지는 일까지 생긴다.
‘常去鼻中毛 謂神氣出入之門戶也’
언제나 코털은 뽑아 없애도록 하여야 한다. 사람의 생명(生命)을 좌우하는 신묘한 공기가 들락거리는 출입문을 막아서야 되겠는가?
옛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이런 쓸데없고 올바르지 못한 구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옛글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진의(眞意)를 새기어 뜻을 터득해야지 글자 그대로 맹신하다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견귀방(見鬼方)’이라고 하여 처방대로 약(藥)을 만들어 100일간을 복용하면 귀신(鬼神)을 보게 된다든가, ‘은형법(隱形法)’이라고 하여 몸이 사람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처방(處方)도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