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지나치면 오장육부(五臟六腑)를 모두 녹인다. - 酒悖
인생(人生)에 있어서 술처럼 좋고도 조심스러운 음식(飮食)이 또 어디 있겠는가?
“주음미훈(酒飮微醺) : 술을 마시되 기분이 좋을 정도로 얼큰히”
조절할 수 있다면 술처럼 좋은 것이 없어,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stress)를 해소하고 육체적으로는 혈액순환(血液循環)을 좋게 하며 혈액(血液) 중의 콜레스테롤(cholesterol)마저 조절하여 동맥경화(動脈硬化)를 방지한다.
그러나 술은 지나치게 마련이며 지나치면 오장육부(五臟六腑)를 모두 녹여 병(病)이 생기게 하고 정신적으로는 자제력(自制力)을 상실하여 야비하고 난폭하게 되기 쉽다.
“인탄주(人呑酒), 주탄주(酒呑酒), 주탄인(酒呑人) :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중간에는 술이 술을 마시다, 나중에 가서는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는 것이다.”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은 “사주매좌(使酒罵坐 : 술기운을 빌어 좌중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 술 취한 사람을 멸시해서 ‘술 먹는 개’라고 하지 않는가?
‘怯士之得酒 怒不異勇士者 何藏使然 酒者水穀之精 熟穀之液也 其氣慓悍 其入于胃中則 胃脹氣上逆滿于胸中 肝浮膽橫 當是之時 固比于勇士 氣衰則悔···名曰 酒悖也’
평상시에는 얌전하고 소심하던 사람이 술을 마시면 용사(勇士)처럼 횡포하게 되는 것은 어느 내장(內臟)이 어떻게 되기 때문인가? 술은 물과 곡식으로 만든 에센스(essence)이며 곡식 썩은 물이다. 그러므로 술은 성질이 표독(慓毒)하여 위(胃)에 들어가면 위(胃)를 부풀게 하여 그 기운이 치밀어 올라 가슴을 채우고 간장(肝臟)이 들뜨고 쓸개(膽)가 횡포하게 되어 용맹스러운 사람처럼 날뛰지만 술기운이 깨어 쇠퇴하면 후회를 하게 되는데 이것을 술주정이라고 한다.
‘酒者五穀之津液 米麴之華英 雖能益人 亦能損人 酒有大熱大毒 大寒凝海 惟酒不氷 是其熱也 飮之昏亂 易人本性 是其毒也···若醉飮過度 毒氣攻心 穿腸腐脇 神昏錯謬 目不見物 此則喪生之本也’
술은 곡식과 누룩으로 만든 진액(津液)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이로울 수도 있으나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 술은 대열(大熱), 대독(大毒)한 물질인데, 엄동에 바닷물이 꽁꽁 얼 때에도 술이 얼지 않는 것은 그 열(熱) 때문이고 마시면 혼란(昏亂)하게 되어 사람의 본성(本性)을 잃게 하는 것은 독(毒) 때문이다. 지나치게 취하면 독(毒)이 심장(心臟), 창자(腸) 또는 옆구리의 간(肝)을 썩히고 정신(精神)의 착란증(錯亂症)을 일으키고 눈도 보이지 않게 하며 사람의 생명(生命)을 잃게 하는 근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