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건강해야 전신이 건강하다.
변강쇠가는 판소리 12마당의 하나인 가루지기타령이다.
남남북녀인 변강쇠와 옹녀가 장승을 패어 태운 죄로 죽은 뒤 앙갚음을 받는 음잡한 소리인데, 이중 옹녀는 이렇게 하소연조의 타령을 한다.
‘사주에 청상(靑孀)살이 겹겹이 쌓인 고로 상부를 하여도 징글징글하고 지긋지긋하게 단콩 주어먹듯 하것다. 열다섯에 얻은 서방 첫날 밤 잠자리에 급상한(急傷寒)에 죽고, 열여섯에 얻은 서방 당창병(唐瘡病, 매독)에 튀고, 열일곱에 얻는 서방 용천병(湧泉病)이 펴고, 이렇게 해서 스무 살까지 다섯 서방을 얻었건만 모두 죽어 서방에 회가 나고 송장 치기 신물 난다.’
타령에 나오는 용천병(湧泉病)이란 용천(湧泉)이라는 경혈에 생긴 종양(腫瘍)을 말한다.
용천(湧泉) 경혈은 발바닥에 있는 경혈이다.
자세히 말하면 엄지발쪽 발바닥 볼록한 곳과 새끼발쪽 발바닥 볼록한 곳이 사람 ‘人’자 모양으로 마주친 부위다.
그러니까 다섯발가락 전부를 발바닥 쪽으로 구부리면 엄지와 셋째발가락 사이에 오목한 곳이 생기는데 그곳의 가장 깊은 곳이 용천(湧泉)이다.
용천(湧泉)이란 이름 그대로 물이 용솟음쳐 나오는 샘, 그러니까 수원지(水源地)를 가리킨다.
샘이 마르면 물이 흐르지 않고 물이 흐르지 않으면 만물이 생성할 수 없듯이 발바닥에 위치한 용천혈(湧泉穴) 역시 인체의 수원지(水源地)와 같아서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인체 내의 수분대사(水分代謝)가 문란해지고 모든 기능이 정상 가동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용천(湧泉)은 인체의 온갖 물을 주재하는 신장경락(腎臟經絡)의 시발점이다.
따라서 용천(湧泉)에 이상이 생기면 신장(腎臟)에 병(病)이 오고 신장(腎臟)에 이상이 생기면 용천(湧泉)에 이상이 온다.
때문에 입이 마르고 목구멍에 열(熱)이 나면서 아프고, 배고파도 먹으려 들지 않아서 몸은 수척(瘦瘠)해지며, 마른 기침이 나고 호흡이 가빠오며, 마음이 답답해지고 체온이 높아지며 가슴에 통증이 온다.
또한 정신이 몽롱해지며 자꾸 잠을 자려 하고 하품을 자주 하게 된다.
물론 성욕(性慾)도 현저히 떨어지고 여성의 질구(膣口)가 메말라서 고통스럽기만 한다.
따라서 용천(湧泉)에 지압(指壓)을 가해 자극을 주면 말랐던 곳곳이 수분을 얻어 생기를 띄게 된다.
입에 침이 고이고 열(熱)이 나면서 아프고 이물감을 느낄 정도로 메말랐던 목구멍이 감로수(甘露水)를 만난 듯 풀어질 것이며, 번거롭던 가슴이 시원해지고 성욕(性慾)이 되살아나며, 말랐던 질구(膣口)에 분비물이 생겨 고통스럽기만 하던 부부관계(夫婦關係)가 즐거워질 것이다.
용천(湧泉)에 두 엄지손가락을 포개어 누르면서 나머지 손가락으로는 발등을 거머쥐어 쉽게 힘이 가해지도록 받쳐준다.
처음에는 가볍고 짧게 시작해서 차츰 강하고 길게 지압(指壓)을 한다.
발이 건강해야 온몸에 활기가 넘쳐 전신이 건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