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과 운동에도 궁합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이런 말이 있다.
‘종일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는 한가한 사람에게 병(病)이 잘 오는데, 한가한 사람은 기력을 써서 운동을 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배불리 먹고 가만히 앉았다 누웠다 하니 경락(經絡)이 통하지 않고 혈맥(血脈)이 응체하여 순환이 잘 되지를 않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여닫는 문지도리는 좀이 안 먹는 것은 언제나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도 언제나 운동을 해야만 건강할 수 있다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알려져 있듯이 운동을 하면 ‘뇌(腦)의 마약(痲藥)’이라 불리는 엔도르핀(endorphin)의 분비가 증가해 기분이 좋아지고 찌뿌둥한 몸이 풀리며 부신피질(副腎皮質)호르몬 분비가 늘어 항스트레스 작용을 한다.
뿐만 아니라 비만(肥滿)이 예방되며 혈당(血糖)이 떨어지고 심폐(心肺)기능이 강화되어 성인병(成人病)의 위험이 줄며 위액(胃液)분비가 조절되고 장(腸) 연동운동이 촉진되며 근골격계(筋骨格系)가 튼튼해지는 등 그 이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자신에 맞는 적절한 운동의 선택만이 이러한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체질과 운동 궁합은 매우 중요하다.
체질에는 개개인이 타고난 근본 바탕인 선천성 체질과 후천적으로 운동이나 영양 등으로 얻는 신체의 저항력인 획득성 체질이 있는데, 선천성 체질에 알맞은 운동을 선택하여 알맞고 규칙적으로 행하면 획득성 체질까지 유효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건강(健康)해지고 장수(長壽)할 수 있다.
선천성 체질을 한의학(韓醫學)에서는 넷으로 크게 나눈다.
이는 사상체질(四象體質)로 태양인(太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음인(少陰人), 소양인(少陽人) 체질로 나눈다.
체질마다 체형 및 체질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운동도 다를 수밖에 없다.
1. 태양인(太陽人)
태양인(太陽人)은 폐(肺)기능이 좋지만 간(肝)기능은 약하다.
상체에 비해 하체와 허리, 옆구리가 약하다.
그래서 오래 걷거나 오래 앉아있지를 못하고 자꾸 기대려 하거나 누우려고 한다.
자연히 운동을 싫어하고 스포츠 둔치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반사신경 하나만은 감탄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래서 태양인(太陽人)은 이 특징을 살려 탁구(卓球)를 하는 것이 좋다.
튼튼한 상체와 감각의 예민성을 높이면서 하체, 옆구리, 허리를 강화할 수 있어서 좋다.
순발력(瞬發力)을 강화하고 유연성(柔軟性)과 지구력(持久力)을 키울 수 있다.
집중력(集中力)과 감수성(感受性)도 배양되므로 성격상의 단점마저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태양인(太陽人)은 한다면 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한번 탁구(卓球)를 시작하면 손을 놓을 줄 모르는 것이 흠이다.
결국 과잉운동으로 체열(體熱) 상승의 우려가 있고 열(熱)이 나면 소변(小便)의 양이 줄고 붉어지는 체질이다.
태양인(太陽人)은 소변(小便)의 양이 많고 맑아야 건강하므로 절대 지나치게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태양인(太陽人)에게는 이밖에도 걷기, 수영, 사이클 등이 좋은데, 그 중에서도 걷기가 가장 좋다.
그러나 걷기 운동도 20분간 계속하지 말고 10분씩 2회 또는 5분씩 4회로 나누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다가 운동능력이 좋아지면 차차 휴식시간을 줄여나가고 운동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이 좋다.
2. 태음인(太陰人)
태음인(太陰人)은 간(肝)기능이 좋은 반면 폐(肺), 심장(心臟), 대장(大腸), 피부(皮膚) 기능이 약하다.
비대(肥大)한 편이거나 비만(肥滿)해지기 쉬운데 특히 복부(腹部) 비만(肥滿)이 되기 쉽다.
허리가 굵은 편이고 상체보다 하체가 더 튼튼하다.
등근육이 나무판같이 뻣뻣해지기도 쉽다.
따라서 태음인(太陰人)은 심폐(心肺)기능을 강화하면서 혈액(血液) 중 산소량 부족과 노폐물의 체내 저류가 오지 않도록 운동하고 비만(肥滿), 특히 복부(腹部) 비만(肥滿)을 막고 장(腸) 연동운동을 진행시키며 상체를 강화하고 등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배드민턴, 테니스, 수영, 골프 등이 좋다.
특히 배드민턴은 심장(心臟)과 혈액순환계(血液循環系)는 물론 사지(四肢)와 복부(腹部) 근육에 가볍고도 지속적인 자극을 주어서 좋고, 테니스는 심폐(心肺)기능을 향상시키면서 성인병(成人病)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을 정도로 대사작용(代謝作用)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좋다.
단식 경기의 경우라면 3~6㎞ 거리를 뛰는 것과 같기 때문에 비만(肥滿)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중노년층이라면 복식 경기가 바람직하다.
태음인(太陰人)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땀을 많이 흘릴수록 좋다.
원래 땀샘이 성글어 땀이 평소에도 많은 것이 태음인(太陰人)이지만, 태음인(太陰人)은 될수록 땀을 흘려야 건강해지는 체질이다.
그러나 태음인(太陰人)은 무산소운동(無酸素運動)이나 등척성운동(等尺性運動)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산소운동(無酸素運動)이란 역도(力道)나 단거리달리기 등 단기간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근육 크기의 힘을 향상시키는 운동이고, 등척성운동(等尺性運動)이란 근육수축을 위주로 하는 운동을 말한다.
그러니까 태음인(太陰人)은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이나 등장성운동(等張性運動)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심폐(心肺)기능을 강화하고 산소 운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 또는 관절(關節)운동이면서 근육 수축이 이루어지는 운동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노 젓기 같은 상체운동으로 폐(肺)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하며, 너무 건조하거나 추운 날씨에는 운동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 태음인(太陰人)의 특징이다.
3. 소음인(少陰人)
소음인(少陰人)은 신장(腎臟)기능은 좋지만 비위장(脾胃腸) 소화(消化)기능이 약하다.
일반적으로 허약한 냉성(冷性)체질이지만 몸매는 야윈 듯 하면서도 균형이 잡힌 편이다.
살과 근육이 비교적 적고 상체에 비해 하체가 발달했으며 발이 큰 편이고 보행이 뛰어나고 달리기를 잘 한다.
따라서 소음인(少陰人)에게는 걷기, 등산(登山), 줄넘기, 자전거타기 같은 운동이 알맞다.
발달된 하체를 이용하여 놀라운 운동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감 없고 우울(憂鬱)한 성격마저 개선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은 1시간에 1.8~3.8㎞ 속도로 1시간만 걷되, 중노년층에서는 이보다 시간과 속도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보폭은 55㎝ 정도로 하여 일직선이 되게 걷되 직선을 기준으로 양쪽 발이 평행되게 걷도록 해야 한다.
등산(登山)은 신체 전반의 활력을 상승시켜 주는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인데 1주일에 한번 정도 등산(登山)할 때는 3시간 내외로 운동을 하도록 하고 보폭을 줄여 걷고 호흡과 속도는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도록 한다.
물론 중년층에서는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소음인(少陰人)은 대체로 소극적이고, 운동보다는 정적이고 감상적인 취미에 몰두하는 경향이며, 조용히 누워서 눈을 감고 잠자는 것을 낙으로 삼는 경향이 강하므로 혼자 하는 운동보다는 두세 사람이 어우러져 해야 운동을 지속할 수 있어 좋다.
아울러 소음인(少陰人)은 운동이 지나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좋지 않다.
평소에도 땀이 적은 것이 소음인(少陰人)인데, 땀을 지나치게 흘리면 더욱 허증(虛症)에 빠지고 더욱 냉증(冷症) 체질이 되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4. 소양인(少陽人)
소양인(少陽人)은 소화기(消化器)기능은 좋지만 비뇨생식계(泌尿生殖系) 및 내분비계(內分泌系) 기능이 좋지가 않다.
가슴은 넓고 골격(骨格)이 연약하고 하체가 약하다.
특히 좌측 팔다리가 약하다.
소양인(少陽人)은 놀이에 탐닉하고 사치(奢侈)스러운 경향이 있으며, 우울(憂鬱)과 무기력(無氣力)에 빠지기 쉬운 체질이기 때문에 운동 중에서도 신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신나면서도 팔다리를 다 움직이고 골격(骨格)을 강화하며 하체와 비뇨기계(泌尿器系)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이라면 더욱 좋다.
그래서 제일 좋은 운동이 에어로빅이다.
에어로빅은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 능력을 상승시키기 위한 전신운동으로 걷기, 달리기, 뛰기, 몸체 및 팔 흔들기, 발차기 등 여러 동작을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율동적으로 연결한 운동이기 때문에 신나는 운동을 해야 하는 소양인(少陽人)에게 좋다.
에어로빅은 근육(筋肉)의 유연성(柔軟性), 동작의 민첩성(敏捷性) 및 집중력(集中力)을 높여줄 뿐 아니라 변비(便祕) 예방 효과까지 있으므로 변비(便祕)가 되면 건강이 나빠지는 소양인(少陽人)에게는 더없이 알맞은 운동이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계속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소양인(少陽人)은 행동이 앞서고 생활이 불규칙한 것이 단점인 체질이므로 운동을 시작할 때는 요란 찬란하게 시작하고도 뒤끝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소음인(少陰人)처럼 소양인(少陽人)도 운동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