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깨죽, 우유죽, 엄마젖이 장수음식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장수식품(長壽食品)으로 호마죽(胡麻粥)과 백죽(白粥)을 소개하고 있으며, 사람의 젖도 오래 복용하면 장수(長壽)할 수 있다고 했다.
호마(胡麻)는 검은깨로, 즉 흑지마(黑芝麻)다.
일명 거승(巨僧)이라고도 한다.
그 효력이 얼마나 거대한지, 그 이름도 거승(巨僧)이라 했던 것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으며 기아(飢餓)와 갈증(渴症)을 견디어내며 연년(延年)한다.’고 했다.
호마(胡麻)를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질 뿐 아니라 몸이 얼마나 날쌔지는지 달리는 말도 따라가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기력(氣力)이 샘솟는다고 했다.
결국 심장(心臟)의 마력이 그만큼 커지고 강해진다는 표현일 것이다.
이것은 동맥경화(動脈硬化)나 고혈압(高血壓)을 개선하고 성인병(成人病)을 예방하며 심장(心臟)기능을 강화한다는 이야기와 상통한다.
이 검은깨로 죽을 끓여 마시는 것이 바로 호마죽(胡麻粥)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호마(胡麻)로 죽을 쑤어 먹는 것 외에도 다음과 같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꿀 1되, 검은깨 1되를 배합하여 알 모양으로 빚은 것을 ‘정신환(靜神丸)’이라 하는데, 이것을 오래 복용하면 수명(壽命)을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둘째, 검은깨를 아홉 번씩 찌고 말린 후 볶아 가루내고 꿀로 개어 15~20g 정도로 알을 만들어 술로 1알씩 오래 복용하면 장생(長生)한다고 했다.
셋째, 호두(胡桃), 대두(大豆), 대추(大棗)를 합하여 구증구포(九蒸九曝,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햇볕에 말린 것) 한 다음 떡을 만들어 먹으면 곡식을 끊고도 연년(延年)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다음과 같은 실화를 소개하고 있다.
‘옛날 중국 노나라의 한 여인은 날것으로 호마 떡과 삽주뿌리를 먹고 곡식을 끊은 지 80여 년 후에도 대단히 젊어지고 하루에 300리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백죽(白粥, 우유죽)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무릇 새벽에 일어나 죽을 먹으면 흉격(胸膈)을 맑게 해 주고 위장(胃腸) 기운을 기르며, 체내의 필수 영양액인 진액(津液)을 생성시키므로 하루 내내 맑고 상쾌하고 보익(補益)하는 바 되는데 늙어서 더욱 좋다.’
그러면서 그 복용 방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유죽은 우유 1되에 멥쌀 싸라기를 약간 넣어서 끓여 상복한다. 노인에게 아주 좋다.’
한편 사람의 젖, 즉 인유즙(人乳汁)도 장수식품(長壽食品)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효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오장(五臟) 내장기(內臟器) 기능을 보(補)하고 연년익수(延年益壽)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살찌게 하고 윤택하게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설명되어 있는 젖을 먹는 방법은 이렇다.
‘젖을 은그릇에 넣고, 오경(五更, 새벽 4시경)에 끓여 따끈하게 마신다. 매번 마실 때마다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막고, 입술과 치아(齒牙)를 앙다물고, 양치질하듯이 하여 젖과 침이 서로 섞이게 한 연후에 콧구멍으로 호흡하여 기로 하여금 명당에서 뇌(腦)로 들어가게 하면서 서서히 삼킨다.’
혹은 이렇게 먹는다고도 했다.
‘무병한 부인의 젖 2잔에 좋은 청주 반잔을 타서 은그릇 또는 뚝배기에 넣고 따뜻하게 하여 매일 오경(五更) 때 먹는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인유즙(人乳汁)의 효능을 강조하기 위하여 재미있는 실화 하나를 기록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그 내용을 한 번 인용해 보기로 한다.
‘중국 한나라 때 장창(張敞)이란 자는 젖을 상복한 까닭에 나이 100세를 넘겼건만 살색이 표주박 속 같이 희었다.’